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영화 ‘이반리 장만옥’. 인디스토리 제공광고보수적인 시골에서 성장한 만옥(양말복)은 결혼 뒤에야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이혼을 선언한 뒤 서울로 떠난다. 20년간 산전수전 겪으며 레즈비언 바를 운영했지만 이제 자신도, 술집도 한물간 퇴물일 뿐이다. 빈털터리가 된 만옥은 고향 이반리로 돌아온다. 그런데 하필 마을의 실권자 이장은 만옥에게 당한 ‘배신’을 아직도 못 잊는 전남편이다.여기까지 보면 만옥의 가시밭길 서사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지만 ‘이반리 장만옥’(10일 개봉)은 뻔뻔하다. 뻔뻔하게 씩씩한 만옥의 오지랖은 단조로운 시골 마을에 풍파를 일으킨다. 정체성에 고민 많은 고등학생 재영(성재윤)이 남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자 대충 무마하려는 담임 선생님과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이장의 직권남용 횡포에 주민들과 함께 맞선다. 급기야 이장 선거에 나가 전남편과 일전을 벌이는 데 이른다.영화 ‘이반리 장만옥’. 인디스토리 제공‘이반리 장만옥’은 지난해 개봉한 ‘3670’에 이어 퀴어 서사의 새로운 에너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청춘과 도시에 한정됐던 영화 속 퀴어를 젊은 퀴어들에게 ‘꼰대’ 취급받는 중년과 시골로 옮겨왔다. 엄연한 현실적 제약을 보여주면서도 중년 특유의 뻔뻔함과 충청도 사투리와 어우러진 시골 특유의 느슨함이 코미디로 엮이면서 웃음보를 쿡쿡 찌른다. 시골 ‘아줌마’와 20년 퀴어 ‘짬밥’의 과감함을 위화감 없이 섞어내는 양말복의 노련한 연기가 빛난다.광고첫 장편 연출작으로 영화를 만든 이유진 감독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존에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현실을 그리는 퀴어 영화들이 주로 당사자 관객들에게 다가갔다면, 나는 당사자뿐 아니라 정체성과 상관없이 다양한 관객들이 안전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소수자이다 보니 모범적으로 그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퀴어가 악당도 되고 불완전하고 못난 모습도 보이는 등 보통의 인간 군상처럼 다양하게 그려졌으면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전남편의 폭로로 곤경에 빠진 만옥을 걱정하고 위로하는 고향 친구에게 “걱정도 좋지만 응원을 해줘”라고 말하는 만옥의 대사는 영화의 유쾌하고 씩씩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는 메시지다.영화 ‘뒷자리에 태워줘’. 올랄라스토리 제공지난달 27일 개봉한 영국 영화 ‘뒷자리에 태워줘’도 퀴어 영화가 모두에게 얼마나 섹시하고 훈훈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높은 표현 수위의 ‘청불’ 영화인데도 닷새 만에 1만 관객을 넘겼다.광고광고평범하고 소심한 게이 콜린(해리 멜링)은 늘 외톨이다. 그런 그에게 누구라도 반할 만한 레이(알렉산데르 스카르스고르드)가 접근한다. 레이는 콜린을 집에 초대하더니 가사도우미처럼 부려먹고 침대 옆자리가 아닌 바닥에서 자라고 한다. 레이의 명령으로 콜린은 곱슬머리를 박박 밀고 험악한 인상의 퀴어 바이크족들과 어울린다. 그러면서 레이와의 관계 역시 미묘하게 바뀌어간다.영화는 퀴어 서사에다 자신이 원할 때만 불쑥 나타나는 ‘나쁜 남자’ 플롯과 지배-복종 관계까지 얹어 도발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하지만 관계의 밀도를 정교하게 쌓아가는 시나리오와 두 배우의 열연으로 점차 어떤 편견이나 정치적 올바름으로 재단할 수 없는 관계의 복잡성을 설득해낸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해리를 괴롭히던 사촌 더들리를 연기했던 해리 멜링이 콜린 역을 맡아 가슴 따뜻해지는 성장담이라는 종착역으로 안내한다.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넓어지는 ‘퀴어 영화의 영토’…더 웃기게, 더 섹시하게
보수적인 시골에서 성장한 만옥(양말복)은 결혼 뒤에야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이혼을 선언한 뒤 서울로 떠난다. 20년간 산전수전 겪으며 레즈비언 바를 운영했지만 이제 자신도, 술집도 한물간 퇴물일 뿐이다. 빈털터리가 된 만옥은 고향 이반리로 돌아온다. 그런데 하필 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