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일러스트 김대중. 광고상담실에 긴급하게 전화가 울릴 때가 있다. 오늘 당장 예약이 가능한지, 지금 바로 상담실로 가도 되는지를 묻는 분들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 분노, 억울함에 압도된 채 상담실을 찾은 이들은 말한다. ‘이런 삶이 너무 지긋지긋해요.’ ‘정말 벗어나고 싶어요.’ ‘제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그렇게 변화에 대한 간절한 기대를 안고 심리상담은 시작된다. 그런데 상담을 거듭하다보면, 때로 이런 장면이 나타난다. 일정을 핑계로 상담을 미루거나, 상담에서 함께 세운 약속이나 계획을 실천하지 않거나, ‘힘든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 오히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순적이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고 말했던 사람이, 다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거나 변화를 멈추려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리상담에서 이런 일은 드물지 않다. 좋아지는 일이 낯설고, 편안해지는 일이 불안하며, 안정된 관계가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변화하고 싶었던 마음도 내 마음이지만, 지금 주춤하고 있는 마음 역시 내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모순적이어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그 고통이 놓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광고 이때 고통은 단지 괴로운 것만은 아니다. 어떤 고통은 내가 오래 유지해온 삶의 방식처럼 익숙해져 있다. 반복되는 상처, 억울함, 분노, 피해감은 나를 힘들게 하지만, 동시에 그동안 살아온 나를 설명해주는 언어가 되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까지 상처받은 사람이다’ ‘나는 오래도록 인정받지 못했다’는 마음이 깊게 각인될 때,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은 나를 괴롭히는 동시에 또 다른 나의 존재 방식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고통이 사라지는 일은 단순히 회복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래도록 그 고통을 통해 자신을 이해해온 사람에게는, 고통이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나를 잃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편안해지는 일이 불안하며, 익숙한 고통을 벗어나는 일이 이상하게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광고광고 그렇기에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고통이 내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그 고통이 어떤 방식으로 나를 버티게 해왔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보는 일도 필요하다. 상처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단지 고통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상처가 내 삶에서 어떤 의미와 기능을 갖고 있었는지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고통 속에 헤매느라 꼼꼼하게 보지 못했던 나의 욕구, 욕망, 그리고 그 고통을 통해 나를 확인받고 싶었던 마음을 다시 알아차리는 것이 변화의 중요한 시작일 수 있다. 변화하고 싶은 마음 앞에,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일지 모른다. 나는 정말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아니면 고통과 함께 있는 나를 계속 확인받고 싶은 것인가. 온더함심리상담센터 대표
‘삶의 방식처럼 익숙한 고통’과 이별하기
상담실에 긴급하게 전화가 울릴 때가 있다. 오늘 당장 예약이 가능한지, 지금 바로 상담실로 가도 되는지를 묻는 분들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 분노, 억울함에 압도된 채 상담실을 찾은 이들은 말한다. ‘이런 삶이 너무 지긋지긋해요.’ ‘정말 벗어나고 싶어요.’ ‘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