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옳고 그름 앞세운 ‘소신 발언’ 끝 외로움 공감할 수 없는 빈말은 기만이 아닐까 감정적이라는 건, 인간적이라는 뜻이기도맞는 말만 했는데 ‘공감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다면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기만적인 빈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공감해줄 수는 없을까. 클립아트코리아 광고요조의 요즘 무사한가요?광고안녕하세요. 저는 40대 미혼 직장인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팀장 직급을 달았고, 회사에서는 꽤 괜찮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제 성격은 아주 이성적인 편이에요. 옳고 그름에 판단이 서면 단호하게 말하는 스타일이죠. 그런데 요즘 주말에 홀로 시간을 보내다 문득 겁이 나더군요. ‘내 성격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피하는 건 아닐까?’ 하고요. 최근 두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팀원들과의 점심시간이었어요. 한 팀원이 자정 즈음의 화상회의에 대해 야간 근로 수당을 두배로 요구하더군요. 저는 원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이건 업무량 초과가 아니라 근무 시간대를 옮긴 것이니 1.5배가 맞다”라고요. 과거에 무리한 요구를 했던 다른 팀원 사례까지 떠올라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는데, 팀원의 질린다는 표정을 보고 말았습니다. 공정한 원칙을 세우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마음 한구석이 억울하고 씁쓸하더군요. 두번째는 20년 지기 친구들과의 모임에서의 일입니다. 사업하는 친구가 시부모님께 드린 용돈이 본인의 트라우마인 ‘과한 교회 헌금’으로 쓰였다며, 더는 용돈을 안 드리겠다고 화를 내더군요. 저는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한마디 했습니다. “용돈은 드리는 순간 쓰는 건 그분들의 자유다. 사용처를 간섭할 권한은 없다”라고요. 친구는 섭섭해하며 말했습니다. “넌 역시 공감 못 하네.” 마음에도 없는 빈말을 하는 건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적인 친구에게서 의사 결정의 힌트를 얻으면 좋지 않나요?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니, 정말 나중엔 제 곁에 아무도 남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진심이 아닌데 연극처럼 공감하는 건 체질에 안 맞고, 그렇다고 맞는 말만 하며 살기엔 외롭네요. 진심 어린 공감이라는 것도 학습이나 훈련이 가능한 걸까요? 요조님을 보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별한 기술이 있으신 건지도 궁금합니다. 사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목조목 반박했다’라고 써주신 문장에 착안해 사연자님을 조목님이라고 불러보겠습니다. 조목님께서 첫 두어 줄에 적어주신 자기소개가 정말 시원하고 멋집니다. 열심히, 그리고 떳떳하게 살아오신 인생이 군더더기 없이 녹아 있네요. 조목님의 화법도 아마 조목님의 똑 부러지는 성격에 더해, 해오신 일이 요구하는 태도가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말하자면 하나의 엄연한 개성인 것이죠. 그러나 몸소 두번의 경험 속에서 느끼신 대로 조목님의 화법은 모두에게 환영받는 유형은 아닙니다. 저에게 사연을 보내주신 건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 자기에게 이토록 확신이 있으면서도 자신을 의심해볼 줄 안다는 건 쉽지 않은 행운이기에 그렇고, 또 하나는 제가 이 분야에 조금은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말을 예쁘게 한다’라는 말을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들어왔습니다.(아마도 그래서 이런 칼럼도 쓰게 된 것이겠지요.) 그런 저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요? 저는 초등학생 때 어떤 여자애랑 가벼운 말싸움을 한 적이 있는데 제가 말을 너무 매섭게 해서 그 여자애에게 결국 얻어맞은 적이 있습니다. 남자애에게도 별 시답잖은 이유로 얻어맞은 적이 있는데 걘 덩치가 아주 컸거든요. 힘으로는 그 애를 상대할 수 없어 말로 울린 적도 있습니다. 저는 막연하게나마 제가 독설의 기운을 타고났다는 걸 알았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아주 오랜 시간 조심했습니다. 말을 독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할 때 단호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요. 여전히 실수하지만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목님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광고광고 팀원 수당 사례를 볼까요. 저는 조목님께 두가지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조목님은 생각만큼 이성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수당이 얼마가 맞는지는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 논외로 두고, 이전에 다른 직원에게서 느꼈던 불쾌한 기억까지 투사하여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은 명백하게 감정적인 태도에 가깝습니다. 또한 이성과 원칙은 언제나 나란히 가지 않습니다. 이성적인 사람에게는 오히려 유연함이 있습니다. 원칙이 아무리 중요해도 그것은 이성적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수정하거나 폐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목님에게서는 그런 유연함보다도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원칙을 지키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경향이 느껴집니다. 그것은 이성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동시에 이성과 멀어지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둘째, 감정적인 게 뭐 어떻습니까. 저는 인간이라면 제아무리 이성을 부르짖어도 꼼짝없이 감정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인식하든 못 하든 끊임없이 감정을 느낍니다. 살아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성적인 태도 역시 감정의 바탕 위에서 존재합니다. 감정에 의해 이성은 얼마든지 휘둘리고 또 합리화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 방어적으로 굴었던 조목님은 감정적이었습니다. 팀원의 질린 표정도 감정적이었습니다. 둘 다 그냥 인간적이었던 겁니다. 두번째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도, 책 추천도 하지 못했는데 분량이 다 찼습니다.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달에 이어가보겠습니다. 명륜동에서광고 왕년에 독설 좀 날렸던 요조 드림 ※당신의 고민을 들려주세요. 요조가 ‘책 처방’을 해드립니다. 제목에 ‘요조’를 달아 txt@hani.co.kr로 보내주세요. 요조 뮤지션·작가
맞는 말 했는데 “너 T야?”…밀려드는 외로움 [.txt]
옳고 그름 앞세운 ‘소신 발언’ 끝 외로움 공감할 수 없는 빈말은 기만이 아닐까 감정적이라는 건, 인간적이라는 뜻이기도 요조의 요즘 무사한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40대 미혼 직장인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팀장 직급을 달았고, 회사에서는 꽤 괜찮은 실적을 내고 있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