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모종을 길러서 밭에 내다 심은 봄 채소들이 한달이 지나자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원혜덕 제공광고원혜덕 | 평화나무농장 농부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고 했다.5월은 농부가 가장 바쁘게 일하는 때이고 8월이면 작물도 풍성해지고 일도 얼추 마무리되어 한숨 돌리며 신선처럼 여유 있게 지낸다는 말이다. 옛말이니 당연히 음력이다. 음력 5월이면 지금의 6월일 테지만 요즘은 옛날과는 달리 봄이 당겨서 오고 농사법도 발달하여 일찍 농사를 시작하니 그냥 5월로 받아들여도 되겠다. 전에는 농사의 중심이 논농사였던 만큼 모내기를 할 때의 바쁨과, 가을 추수를 앞두고 여유로움을 말했을 테지만 밭농사라고 해서 봄에 일이 적은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많다. 우리는 농장을 밭농사 중심으로 꾸려가고 있다. 모내기도 지난주에 마쳤다. 우리가 사는 지역은 가을 서리가 일찍 오는 만큼 모를 일찍 내야 한다. 이런 날들은 4월부터 시작되었고 6월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광고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3학년 학생들이 농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떠나기 전에. 원혜덕 제공또 다른 ‘바쁨’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5월 한달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누군가가 우리 농장을 찾아오거나 머무르다 갔다. 매주 한번씩 각기 다른 발도르프학교에서 교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농장을 찾아왔다. 인천에 있는 기찻길옆작은학교에서는 주말에 와서 하룻밤 자고 농장을 둘러보고 농사 이야기도 듣고 놀다가 갔다. 수도자들의 전환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수녀님들도 하루 다녀갔다. 유기농업과 축산을 배우겠다고 인도 남부 지방에서 우리나라를 찾아온 목사님 두분도 우리 농장에 와서 같이 일하며 5일을 보냈다. 지난주부터는 홍성에 있는 풀무농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 두명이 농사 실습을 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이번 주말인 30일까지 농장에 머무르다 돌아간다. 그러면 5월이 다 간다.광고광고한국수도자연합회의 수도자 전환학교에서 공부하며 길을 찾는 수녀님들이 찾아와 농장에서 하루를 함께 보냈다. 원혜덕 제공해마다 봄이 무르익는 5월이면 찾아오는 학생들이나 손님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일이 많은 농사철에 잇달아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도착하기 전에 미리 농장 여기저기를 치우고 청소해 놓아야 한다. 더구나 여러 날 머무는 경우에는 잠자리도 미리 준비해 주고 매끼 상을 준비하는 일은 나름 큰일이기도 하다.초등학생 손님들도, 청소년 손님들도, 어른 손님들도 있었다. 외국에서 와서 머문 분들도 있었다.광고동림자유발도르프학교 3학년 학생들이 소를 먹이려고 베어놓은 풀을 가지러 가다가 남편이 하는 무슨 말인가를 열심히 듣고 있다. 원혜덕 제공찾아온 학생들은 하루 농장을 둘러보고 농사 이야기를 듣고 잠깐이라도 흙을 만져보고 무슨 일인가를 해보면서 즐거움과 막연하나마 농사의 의미를 아는 듯 보인다. 나는 무엇인가 그날에 맞는 일감을 찾아 놓고 해보게 한다. 모종을 심는 날도 있고 밭의 풀을 뽑을 때도 있다. 요즘은 한창 자라고 있는 토마토를 유인할 끈을 매달아 주거나 집게를 꽂는 일도 했다. 실제로 어린 학생들은 아직 무언가를 모르고 하루를 즐겁게 놀다 가는 것뿐이지만 그 아이들의 마음에 농촌과 농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심어지리라 생각한다.인도 남부에서 온 아론과 알렉선더 목사님이 농장에서 5일간 같이 지냈다. 사진은 함께 토마토도 심은 날. 원혜덕 제공어른인들 다르지 않은 듯하다.생각에만 머물던 농사의 의미를 눈으로 보고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며 나와 남편도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마음이 든다. 방문객 역시 보기 좋은 농장은 농부의 끊임없는 손길이 닿아야 하며 농부의 철학과 애정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듯하다. 바른 농사에 대해 고민하며 실천을 모색하는 이들은 우리가 농장을 꾸려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의 위로를 얻는 한편, 자기 길을 찾아가는 데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는 것 같다.올 5월, 유난히 방문객이 많은 날을 보내다 보니 나의 일상이 하나도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벅차기도 하다. 그러나 누군가가 농장을 찾아와 기쁨과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들여다보고자 하면 문을 열어주고 있다.불의로 가득 찬 이 세상을 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고 무기력감에 휩싸인다. 그러나 우리가 날마다 밭에 나가 일하는 것, 찾아오거나 머무는 사람들을 맞아 함께 지내는 것, 이 두가지가 다 남편과 내게 주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또한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아 마음과 삶을 나누며 위로를 받는다. 어떤 의미에서 이것이 공동체의 삶이 아닌가 하고도 생각한다.
5월 농부와 함께한 사람들 [똑똑! 한국사회]
원혜덕 | 평화나무농장 농부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고 했다. 5월은 농부가 가장 바쁘게 일하는 때이고 8월이면 작물도 풍성해지고 일도 얼추 마무리되어 한숨 돌리며 신선처럼 여유 있게 지낸다는 말이다. 옛말이니 당연히 음력이다. 음력 5월이면 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