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나선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 23일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다”고 공세를 폈다. 연합뉴스광고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대한민국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며 “차라리 북한에서 출마하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25일 논평을 내어 민주당의 하정우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를 겨냥해 “북한이 주적이라고 말도 못 하는 민주당 후보들”이라며 “민주당의 왜곡된 안보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국민의힘이 꺼낸 ‘대한민국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은 ‘답정너’(답은 정해졌으니까 너는 대답만 하면 돼)다. 이런 질문을 민주당 후보에게 하는 쪽은 ‘북한=주적’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주적은 누구’ 질문에 답 못하는 여당 후보들” 기사에서 이렇게 보도했다.“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2일 한 유튜버가 ‘대한민국 주적이 북한이 맞느냐’고 묻자 ‘선거운동을 하는데 이렇게 물어도 되는 거냐’며 답하지 않았다. 계속되는 질문에 하 후보는 ‘국방부 백서에 나와 있다’고 답했다. 국방백서에선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문구가 문재인 정부 때 삭제됐다가 윤석열 정부 때 다시 쓰여졌다.”광고사실과 다른 보도다. 민주당이 집권했던 노무현·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 집권했던 윤석열 정부,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에서도 국방백서에 “북한은 주적”이라고 표기된 적이 없다. ‘북한 주적’은 1995년 처음 등장해 2000년까지 국방백서에 쓰였다. 이후 정부는 ‘북한 주적’ 표현을 국방백서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북한 주적’ 표현은 21세기 들어 폐기된 20세기 유물이다.북한은 지난 2024년 1월26일부터 개최되었던 연말 전원회의가 30일 결속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북한 주적’은 학술용어나 군사용어가 아니다.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한 대표가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이 불바다가 되고 만다”고 말했다. 이른바 ‘서울 불바다’ 발언에 국민들이 크게 분노했고, 맞불 말폭탄으로 다음해인 1995년 국방백서에 “북한 주적”이란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 격앙된 국내 여론을 달래려는 급조된 용어였다.광고광고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주적 표현을 두고 국내에서 논란이 일었고, 노무현 정부 때인 ‘2004 국방백서’부터는 ‘북한 주적’ 표현이 사라졌다.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바뀌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 보수 쪽에서 ‘국방백서에 주적 표현을 부활하자’는 요구가 나왔지만 ‘2008 국방백서’에서는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이후에도 보수 쪽의 강력한 ‘주적 부활’ 요구가 있었지만 ‘2010 국방백서’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으로 표현했다. 당시 국방부 당국자들은 “주적이란 표현을 다시 써서 우리 사회가 북한이 원하는 남남갈등에 빠지는 것은 옳지 않다”거나 “외국의 경우 국방백서나 이와 유사한 공식문서에 주적 표현 사례가 없다”고 했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은 박근혜 정부 때까지 유지됐다.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선 적을 북한으로 특정하지 않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로 바뀌었다.광고지난 2022년 1월14일 북한이 미사일 2발을 발사하자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올렸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는 ‘주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올렸지만,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는 ‘주적’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표현을 그대로 썼다.국방백서나 유사한 정부 공식문서에 주적이나 적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대외관계에서 전략적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혀 국익을 해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위협’(threat)’이라고 표현한다.국제사회에서 주적 개념을 사용했거나 사용하는 곳은 남북이 거의 유일하다. 과거 20세기 말 한국이 5년간 사용했고 현재 북한이 유일하게 사용한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4년 1월15일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도 전군 사·여단장 회의를 열어 “전군의 지휘관들과 각급이 계급의식, 주적의식을 계속 높이며 언제나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주권사수의 성스러운 본령에 충실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즐겨 사용하는 주적 개념을 국민의힘이 고수하는 현실이 초현실적이다.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국힘이 ‘답정너’ 요구하는 ‘북한 주적’, 윤석열 정부도 안 썼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대한민국 주적이 누구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며 “차라리 북한에서 출마하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25일 논평을 내어 민주당의 하정우 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