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누적 판매 100만부…22일 시리즈 9권 출간 여행 가방 들고 곳곳 누빈 고양이의 매력 러시아 소년 독자에게까지 팬레터 받아 어린이 동화 시리즈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쓴 홍민정 작가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광고여기, 이 사람 l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 쓴 홍민정 작가 세차게 비가 내리던 어느 밤, 폭신한 털옷을 갖춰 입은 검정색 고양이가 어린이들을 찾아왔다. ‘똑똑.’ 책장을 열어 맞아들인 고양이는 하룻밤만 자고 가도 되냐고 묻더니, 숫제 어린이들 마음에 드러누워 버렸다. 처음부터 그리 쉽게 떠날 생각은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 고양이의 이름은 ‘깜냥’. 그 후 6년 동안 때만 되면 새로운 얼굴로 나타나 우리 어린이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있다. 광고 2020년 3월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를 부제로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하 깜냥) 1권을 출간했을 때 홍민정 작가는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되리라고 차마 상상도 하지 못했다. 8권까지 출간된 시리즈는 창작동화로는 드물게 누적 판매 100만부를 기록했고, 22일 아홉번째 이야기 ‘야구장의 영웅을 찾아라!’가 출간된다. 굿즈를 전시하는 팝업스토어, 뮤지컬로도 세상을 만나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미 24권의 어린이책을 비롯해 많은 글을 써왔던 작가에게 이 길고양이는 그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여러 주인공 중 하나였다. 귀하긴 하지만 남들도 사랑할 존재라고 확신하긴 어려웠다. “좌절을 거친 뒤에 찾아온 선물 같은 존재였어요.”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만난 홍 작가가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말했다. 홍 작가에게 인기를 확인시켜 주는 것은 판매 부수가 아니라, 어린이들의 뜨거운 반응이다. “강연에 가면, 아이들이 깜냥에게 주라고 작은 물고기 그림을 그려 주거나, 간식을 줘요. 깜냥이 실제로 존재하는 고양이일 거라고 생각하고, 어딘가에 있는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 반응들을 만날 때 무척 감격스러워요.” 광고광고 깜냥의 인기는 이제 국경마저 넘고 있다. 얼마 전 홍 작가는 러시아의 6살 소년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자기 전에 깜냥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깜냥과 함께 모험하는 것 같아요. 제가 키우는 고양이도 작가님의 이야기에 나오면 좋겠어요.’ 소년의 편지엔 이런 애정 고백이 담겨 있었다. “러시아라는 그 먼 곳에서 아이가 잠자리에 누워 펼친 책이 깜냥이라는 게 너무 감동적이더라고요.”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아홉번째 이야기가 22일 출간된다. 신간에서 깜냥은 친구 하품이와 함께 야구장에서 만난 여러 인간들의 고민을 해결해준다. 깜냥엔 도파민 터지는 유머도, 공부까지 되는 일타쌍피의 효용도 없다. 순한 맛이다. 그런데 왜 아이들은 깜냥에 열광할까. 홍 작가에게 ‘좋은 어린이책’ 공모전 동화 부문 대상을 시상하며 깜냥 시리즈를 제안한 출판사 창비는 어린이의 마음을 여는 비밀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수상작으로 선정돼 첫 미팅을 하러 간 날 창비 쪽에선 홍 작가에게 “우리는 깜냥처럼 캐릭터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을 오래 기다려 왔다”며 반겼다. “의뭉스럽고 능청맞으며 도도한 깜냥”, 바로 그 캐릭터의 저력만으로 이 동화는 스쳐 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린이들의 평생 친구가 됐다. 작품에서 깜냥은 정착하지 않는다. ‘길냥이’답게 이야기 끝마다 “또 만나자!”는 가벼운 인사를 날리며 떠난다.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는 깜냥의 모습은 아이들의 동경을 얻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깜냥이 처음부터 이렇게 쿨했던 건 아니다. “제 마음속에 오래 묵혀둔 이야기에서 깜냥은 조금 측은하고 안쓰러웠어요. 길고양이니까요. 지금 보면 그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조금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지금의 깜냥을 만들고 나서야 지금의 이야기가 완성됐어요.” 광고 홍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깜냥에게 여행 가방을 쥐여주고 특유의 말투 몇 가지를 만들어주고 나니 “그때부턴 얘가 알아서 굴러간 느낌이었다”고 한다. 내용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는 고양이 그림책을 앞에 두고도 ‘원래 책 같은 건 좋아하지 않는데 고양이를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하니 좀 보겠다’고 하거나, 감칠맛 터지는 새우 맛 과자를 앞에 두고 ‘원래 과자 같은 거 안 좋아하는데, 진짜로 새우가 들어갔는지 궁금하다’며 과자를 얻어먹는 깜냥의 모습은 귀여운 동생 같기도 하고 미워할 수 없는 친구 같기도 하다. 어린이 동화 시리즈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쓴 홍민정 작가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매권 바뀌는 공간도 어린이들이 이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유일 것 같다. 아파트 경비실, 음식점 주방, 태권도장, 눈썰매장, 편의점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소이면서 길고양이인 깜냥이 갈 법한 장소들이다. 따끈따끈한 신간 9권에서 깜냥은 친구 고양이 하품과 함께 요즘 인기 최고인 야구장을 찾아 땀 흘리며 춤추는 마스코트, 경기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 등 여러 사람의 고민 해결사로 나선다. ‘스포일러’를 하자면, 9권에는 야구장 소식을 전하는 어린이 기자의 신문 기사가 책 속 부록처럼 들어가 있어 읽는 맛을 더한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은 멋진 척, 근사한 척하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베풀며 다가가는 깜냥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처음엔 깜냥을 배척하다가도, 그의 도움을 받고 나면 누구나 마음을 연다. “내가 여기저기 다녀 보니까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참 많더라고. 어려운 사람들 돕고, 슬픈 사람을 위로할 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 말이야. 나는 너희들이 꼭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어.” 작가가 깜냥의 입을 통해 전하는 시리즈의 핵심 메시지다. 깜냥을 세상에 소개해 온 6년 동안 홍민정 작가의 마음에도 “행복한 책임감”이 얹혀졌다. “깜냥 시리즈를 쓰기 전에 저는 혼자 글을 쓰는 사람이었어요. 지금은 편집자님을 비롯해 뮤지컬 등 깜냥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분들, 그리고 깜냥을 친구로 맞은 독자들이 있지요. 저희가 다 같이 깜냥을 돌보는 집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를 만들어오면서, 깜냥도 성장했고 독자도 성장했지만 저도 성장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어느덧 100만권의 책으로 어린이들을 만난 깜냥은 혹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을까. 홍민정 작가가 대신 답했다. “아마 깜냥은 ‘날 좋아하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냐’며 덤덤하게 받아들일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언젠가는 네가 사는 동네에도 찾아갈게. 기다려 줘. 나를 만나면 인사해 줘. 안녕, 깜냥!’”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길고양이 ‘깜냥’은 어떻게 어린이들의 마음을 훔쳤나 [.txt]
누적 판매 100만부…22일 시리즈 9권 출간 여행 가방 들고 곳곳 누빈 고양이의 매력 러시아 소년 독자에게까지 팬레터 받아 여기, 이 사람 l ‘고양이 해결사 깜냥’ 시리즈 쓴 홍민정 작가 세차게 비가 내리던 어느 밤, 폭신한 털옷을 갖춰 입은 검정색 고양이가 어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