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18일 오전 서울 은평구 백련산에서 러브버그 유충 방제 실험을 위해 미생물 제제가 살포되고 있다. 김지숙 기자광고“작년에 아주 바글바글했어요. 빗자루로 쓸어도 안 쓸릴 정도였지. 건물 벽에 붙고, 사람 얼굴에 붙고. 해롭진 않다는데 또 모르지.”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백련산 근린공원 입구. 공원관리직원 강아무개씨가 붉은등우단털파리(이하 러브버그)에 관해 묻자 손사래를 쳤다. 그가 관리하는 공용화장실 뒤편으로 지자체가 붙인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러브버그 개체 수 저감을 위한 유충방제 시험 중입니다’. 같은 시간 공원 초입 지난해 쌓인 낙엽이 남은 골짜기에서 대여섯 명의 작업자들은 긴 호스를 잡고 구석구석 물(미생물 제제)을 뿌리기 바빴다.러브버그는 크기 약 1㎝ 정도의 파리과 곤충으로, 2015년 인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22년 서울 서부를 중심으로 ‘대발생’하기 시작했다.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고 토양·낙엽을 분해하는 익충이지만, 지난해 계양산 정상이 새카맣게 뒤덮일 정도로 많아져 시민들에 불편을 끼치는 문제가 있었다.광고이 때문에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이 이날 러브버그 대발생이 예상되는 6월에 앞서 유충 방제 실험에 나선 것이다. 기후부가 지난 3~4월 서울·인천·경기와 인접 지역(강원·충남·충북) 등 56개 시군구에서 유충 서식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경기도는 31개 시군 가운데 15곳이, 서울·인천에서는 1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러브버그 유충이 발견됐다.기후부와 소속기관 직원들이 지난해 7월 인천 계양산에서 러브버그를 제거하기 위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이날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들은 오전 7시부터 백련산 내 7권역 총 6300㎡(축구장 70% 넓이)에 러브버그 유사 종(검털파리)에 실험해 방제 효과를 본 미생물제제인 토양박테리아 비티아이(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를 뿌렸다. 옥수수 낱알에 비티아이를 접목해 만든 제제 10㎏을 물 1톤에 희석해 뿌리고, 추가로 낱알을 곳곳에 뿌리는 방식이다. 이 제제는 파리목 곤충의 창자에 작용해 유충을 죽이는데, 주로 모기 방제에 사용됐다고 한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비티아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무해함을 홍보하는 제제”라면서 “균 수용체가 없는 다른 생물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실내에서 검털파리 유충에 실험한 결과, 48시간 안에 98%가 죽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광고광고기후부는 러브버그 대발생 전, 유충 단계에서 개체 수를 줄이고 이후 성충은 살수 무인기(드론)와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사용해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경석 기후부 생물다양성과 과장은 “과거 민원 발생이 많았던 지역인 서울 은평구 백련산, 노원구 수락산·불암산, 인천 계양산에 지난 4월부터 유충 방제 실험을 진행해왔다”면서 “경기 광명, 안양, 부천, 고양, 시흥시에도 추가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빛·향기에 이끌리는 성충의 특성을 이용한 포집기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그동안은 러브버그가 많이 발생하더라도 방제할 근거가 없었지만, 지난 7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이 개정돼 ‘대발생 곤충’에 관한 정의가 만들어지며 조사·방제가 가능하게 됐다. 김 과장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대발생 곤충에 어떤 종을 포함할지 전문가·지자체 등과 논의해 하위법령에 종 목록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광고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백련산에서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오른쪽)이 미생물 제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환경단체들은 방제 실험과 미생물 제제 사용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놨다. 21일 서울환경연합 등은 “파리목만 죽이는 ‘친환경 방제’라는 마법의 단어를 거두라”는 비판 논평을 냈다. 단체들은 “국가 생물종 목록을 보면 파리목에 포함되는 종만 3083종으로, 전체 곤충의 14%에 달한다”며 “(비티아이가) 파리목만 죽인다는 것은 안전을 보증하는 말이 아니라 곤충 다양성에 손을 댄다는 자백”이라고 주장했다.단체들이 스웨덴·프랑스·독일의 관련 연구를 살펴본 결과, 해당 제재가 비표적종의 우화·번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학계 결론은 (비티아이가) ‘안전하다’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영향이 확인되니 사전·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하라’는 것으로 수렴된다”며 현재 정부가 진행 중인 실증실험이 최소한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산림청이 기후부와 별개로 지난 18일 은평구 백련산·인천 계양산에 곤충병원성 곰팡이 제제와 식물추출물 함유 방제제를 살포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환경부와 산림청이 서로 다른 생물 제제를 동시에 뿌리는데, 그 누적 영향을 누가 책임지고 모니터링하느냐”는 지적이다.지난 18일 오전 서울 은평구 백련산에서 러브버그 유충 방제 실험을 위해 미생물 제제가 살포되고 있다. 김지숙 기자한편 기후부는 산하·소속기관, 지자체, 방역협회 등과 운영하던 ‘곤충 대발생 대응 협의체’를 21일부터 확대 운영한다. 대발생이 종료될 때까지 주간 단위로 상황을 점검하고,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현장대응반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김경석 과장은 “러브버그는 성충이 되고 고작 1~2주 정도 생존한다”며 “대발생 시기에는 지자체와 협의해 인근 주민의 입산 자제 안내문이나 생물 종 정보를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러브버그 ‘친환경 살충’ 착수한 기후부…환경단체들 “다른 생물 죽일 수도”
“작년에 아주 바글바글했어요. 빗자루로 쓸어도 안 쓸릴 정도였지. 건물 벽에 붙고, 사람 얼굴에 붙고. 해롭진 않다는데 또 모르지.”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백련산 근린공원 입구. 공원관리직원 강아무개씨가 붉은등우단털파리(이하 러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