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2022년 5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한미협회 세미나'에서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광고미국 극우인사를 초청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는 등 노골적으로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온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비상식적인 연임 시도에 나섰다. 외교부의 감독을 받는 외교안보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출범 이래 이사장 연임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세종연구소 이사회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이 이사장의 연임을 8대 5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연구소의 상임 연구위원들이 연임 반대 입장문을 내고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도 연임 승인 반대 서한을 보냈지만, 이사회는 이를 무시했다. 연구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이사장이 임기 동안 이사로 임명한 보수 인사들이 연임을 지지하고 나섰다고 한다.세종연구소 이사장 임기는 3년으로 이사회가 외교부에 신임 이사장을 추천하면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한다. 이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31일까지인데 외교부는 아직 승인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익법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세종연구소의 감독 기관으로서 이사장 승인과 감사 권한이 있다.광고이 이사장은 정치적 편향과 연구소 부지매각에 대한 의문 등으로 이미 여러차례 논란을 일으켜왔다.북핵 담당 대사와 외교부 차관보 등을 역임한 이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의 김태효 대통령실 안보1차장과의 인연으로 2023년 6월 세종연구소 이사장에 임명됐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문정인 전 이사장이 임기를 1년이나 남겨두고 있었는데도 외교부가 세종연구소에 대해 감사를 벌이도록 해 문 이사장을 사실상 쫓아낸 뒤 이 이사장을 임명했다. 이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강력하게 지지했고 국가안보실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연구소 내에서 ‘진보 좌파 척결’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연구소 관계자들은 전한다. 특히 이 이사장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판결 전날인 2025년 4월3일 세종국가전략포럼에 이재명 대통령이 “친중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미국 극우인사 고든 창을 공식 초청했다. 당시 고든 창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면 한-미 동맹이 약화된다”면서 윤석열의 내란을 옹호하며 한국 헌재 판결에 개입하는 발언을 했다.광고광고이 이사장이 경기 성남시에 있던 연구소 부지(5만7천여㎡)를 엘아이지(LIG)넥스원에 약 3천억원에 매각한 것에 대한 의혹도 계속되고 있다. 애초 세종연구소는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소 부지를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하고 임대 수익으로 연구소를 운영하기로 2015년 회생계획을 마련했고 외교부도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이 취임한 뒤 이 계획을 백지화하고, 부지·건물 매각을 강행했다. 공공부지를 기업에 헐값매각한 과정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된다.이런 상황에서 이 이사장이 초유의 연임 시도에 나서자 연구소 안팎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임기를 다 채운 이 이사장이 연임까지 하려고 나선 것은 상상을 초월한 비상식적인 일” “연구소를 사유화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광고20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여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이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국민들이 내란을 극복하려 애쓰던 와중에 고든 창 같은 극우인사를 초청했던 이 이사장이 연구소 창설 이래 한번도 없었던 이사장 연임을 시도하는 것은 절대 안되는 일”이라며 “외교부에서 연임을 승인해주면 안된다”고 요구했다.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