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게티이미지뱅크광고유시아 | 성신여대 1학년지난 5월, 보이그룹 샤이니의 콘서트 ‘더 트릴로지 I―2026 샤이니월드 VIII: ‘더 인버트’’가 케이스포돔(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사흘간 개최되었다. 첫날 공연이 마무리된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글이 올라왔다. “오늘 공연 후반부에 휠체어석에서 ‘휠체어석도 제발 공연 좀 보자’ ‘앉아서 봐달라’고 소리 지르시더라. 다들 놀라서 돌아볼 정도로 크게 외치셨는데, 왜 듣고도 일어나는 거야? (목소리를) 듣고도 앞에서 다 일어나니까 안 보여서 앉아 있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유인즉슨, 샤이니 콘서트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객석 기립 문화’로 인해 관객들이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휠체어석 관객이 지속적으로 관람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기립 문화는 이미 케이팝 전체에 널리 퍼져 있다. 애초부터 서서 관람하는 스탠딩석이 아닌, 일반 좌석이나 간이 의자를 둔 세미스탠딩석에 앉은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는 공연을 역동적으로 즐기고, 아티스트의 무대에 호응하는 행위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휠체어석에선 제대로 공연을 관람할 수 없다. 대다수 공연장의 휠체어석은 일반 좌석 가장 뒤 열에 위치한다. 좌석 간 단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비장애인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휠체어석 관객은 무대를 제대로 볼 수 없다. 게다가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기립을 종용하는 상황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비장애인 관객과 동일하게 20만원을 호가하는 티켓값을 지급하고도 온전히 공연을 즐기지 못하게 되어버린다.광고이러한 문화에 불만을 토하는 것은 휠체어석 관객뿐만이 아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비장애인 지인 중 많은 이들이 자기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 있다고 답한다. 체력이 다했거나 고층 좌석의 경사로 인해 일어나면 위험한데도 분위기에 못 이겨 억지로 서서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모든 관객이 참여하지 못할뿐더러, 기립을 원하지 않는 관객들마저 불편을 겪는 문화가 이어져야 할 명분이 존재하는가? 비슷한 경험을 해봤기에, 앞서 언급한 글을 읽고 당사자가 된 것처럼 답답하고 억울한 감정을 느꼈다.그러나 다음날,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전날 해당 글을 본 샤이니의 팬덤이 주체적으로 ‘내일부터는 일어나지 말자’는 말을 퍼뜨린 데 이어, 공연장 내부에도 ‘휠체어석의 시야가 제한될 수 있으니 자리에 앉아서 관람해주길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은 것이다.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장애인 팬들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촉구한 것은 물론, 정확히 ‘휠체어석의 시야 제한’이라는 포인트를 짚은 점이 놀라웠다.광고광고이처럼 빠른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까닭은 팬덤이라는 공동체의 결속과 연대 덕분이다. 팬덤에 속한 이들은 자기 이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집단 내부의 사안이라면 문제를 파악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정보 확산이 빠른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뭉쳐 있는 것도 한몫한다. 이러한 팬덤의 특성은 휠체어석 관객이 제기한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불편으로 치부하지 않고, ‘더 나은 공연 문화’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지점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주최사와 기획사까지 닿을 만큼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휠체어석을 이용한 샤이니 팬 당사자 중 한명은 “달라지는 건 없어, 트위터(X)에도 3년 동안 글 썼지만 아무도 관심 안 가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애인이자 아이돌 팬으로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반포기 상태로 지내왔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희망을 되찾게 되었다. 앞으로 진행될 케이팝 콘서트에서도 샤이니 콘서트의 건을 선례로 삼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팬덤, 기획사, 아티스트까지 누군가의 관람을 방해할 수 있는 문화는 더 이상 ‘문화’로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