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지난 5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당시 청와대의 김수현(왼쪽부터)·김상조 정책실장과 하동수·윤성원(이후 국토교통부 차관) 국토교통비서관을 만났다. 앞서 지난달 27일 감사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후속조치 티에프(TF)’는 윤석열 정부 때 이뤄진 통계 감사 과정에 강압·조작 등 불법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최예린 기자광고대전지법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 사건’은 윤석열 정부 때 감사원과 검찰이 한 조사들 가운데 ‘조작 의혹’이 제기된 사건 중 하나다. 지난달 27일 감사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후속조치 티에프(TF)’는 감사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당시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김수현·김상조 정책실장을 통계 조작의 ‘윗선’으로, 윤성원·하동수 국토교통비서관을 ‘중간책’으로 지목했다. 2년 넘게 재판을 받는 이들을 지난 5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만나 이번 조사 결과와 수사, 재판에 대해 들어봤다.―감사원 티에프 조사 결과를 어떻게 봤나?“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피감사자에게 ‘이 감사는 정책실장과 국토부 장관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정명가도’(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나라를 치러 갈 테니 조선은 길을 비켜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자성어. 감사원이 표적 감사를 위해 ‘통계 조작 규명’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뒤 정권 핵심 인사를 겨눠 수사한 것을 비판하는 맥락으로 풀이됨)라고 했다는 부분이 나온다. ‘진술만 해주면 당신은 봐줄게’ 식이었던 것이다.”(김수현)광고―강압적 조사 방식에 대한 내용도 있다.“국토교통부 후배들이나 부동산원 직원들까지 많은 공무원이 위협과 협박 속에서 본인 생각이나 사실과는 다른 진술을 했더라. 공익을 수호해야 할 공무원들이 권력 앞에서 대책 없이 무너진 모습을 보니 참담했다. 이렇게까지 보호막이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가지고 공익에 부합하는 업무 수행을 하겠나.”(하동수)광고광고“공무원이면 정기적으로 감사를 경험한다. 나도 국토부에서 감사받은 경험이 많다. 그런데 지금까지 받은 감사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감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윗선에 안 넘기면 당신이 다 뒤집어쓴다’, ‘공무원 인생 끝난다’는 식의 압박을 했다. 그런 감사는 누구도 못 버틴다. 재판에서 공개된 부동산원 직원들 녹취록에도 회유·압박 정황들이 나온다. 부동산원은 국토부에, 국토부는 청와대에 떠넘기는 식으로 (감사 내용을) 맞춘 거다.”(윤성원)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의 김수현·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지난해 7월16일 대전지법에 열린 ‘통계조작 의혹 사건’ 피고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스스로 경험한 감사는 어땠나?광고“2023년 7월 첫 조사 때 감사관이 ‘비서관님은 모든 걸 부인하실 테니 구체적 사항은 물어보지 않겠습니다’라며 김상조 정책실장의 인성과 당시 청와대 분위기 같은 것만 물었다. 검찰에서도 내겐 구체적인 걸 묻지 않았다. 내가 왜 기소됐는지는 법원에 제출된 증거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감사원 수사 요청서에는 내가 실제 말하지 않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감사원이 2023년 9월에 수사 요청하고 얼마 뒤 직위해제당했다. 감봉(급여 80% 삭감)된 상태에서 변호사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이 사건으로 4년을 시달리고 있다.”(하동수)“감사관에게 ‘내가 카톡·텔레그램 메시지로 통계를 조작했다면 그 내용을 좀 보여달라. 그걸 보면서 설명하겠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감사관은 ‘부하 직원 가운데 누군가가 당신이 지시했다고 하더라’는 말만 반복했다. ‘억울하면 조작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가져오라’고도 했다.”(윤성원)“감사관은 내가 (통계 조작을 모의한) 회의를 주재했다면서도 회의 자료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감사 문답서 뒤에는 관련 자료를 첨부해야 하는데 내 문답서 뒤에 관련 자료도 붙어 있지 않았다. 오래전 시민단체 책임자 시절에 나온 인터뷰 기사 하나만 별첨 자료로 붙어 있었다. 내가 주재했다는 회의 관련 카카오톡 메시지라며 조사에 활용하면서도 나뿐 아니라 대부분 감사 대상자의 문답서에 그 카톡 자료를 첨부하진 않았다.”(김상조)―위법한 휴대폰 포렌식 내용을 감사원이 통째로 검찰로 넘긴 사실도 확인됐다.광고“감사원이 검찰의 하청 역할을 한 거라고 본다. 1년 동안 공무원들을 압박해 만든 문답서와 위법하게 확보해 포렌식한 자료까지 통째로 검찰에 바쳤다. 처음부터 프레임이 짜져 있던 거다.”(윤성원)―검찰 쪽 진상 조사도 남아 있다.“자기가 한 일을 이렇게 전면 부정한 것은 감사원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이 이 문제를 어떻게 조사·수사해 자기반성을 할 것인가가 남았다. 감사원이 관련 증거 자료 링크를 시스템에 아예 등록하지 않은 상태로 서둘러 수사 요청한 사실도 확인됐는데, 수만 페이지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이 제대로 확인·검증했을지 의문이 든다. 얼마나 증거에 기초해 중립 의무를 지킨 수사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김상조)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