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미국 뉴저지주 노리스타운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러 가는 도중에 기자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AP 연합뉴스광고2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 양국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를 대미 투자 1호로 낙점했다. 올해 투입될 자금은 22억달러+알파(α)로 예상되며, 오는 18일 대미 투자 추진계획을 발표한 뒤 이달 말 첫 송금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대미 투자 사업은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즉 ‘상업적 합리성’ 요건의 충족 여부가 가장 큰 판단 기준인 만큼, 이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제 대미 투자 협상도 타결됐으니 이를 지렛대 삼아 안보·통상 협상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국익을 지켜야 한다.8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투자처는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 프레임워크(1200억달러),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670억달러),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223억달러) 등 세 가지로 좁혀졌다. 원전 8기 건설을 위해 웨스팅하우스의 소수지분 인수도 추진 중이다. 다만 정부는 알래스카 엘엔지 사업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한다. 에너지 인프라를 대미 투자의 중심에 두는 방향은 수긍할 만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미국 내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전력난이 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저절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인건비가 비싸고 제조업 생태계도 취약한 미국에서 수익을 거두려면 장기 전력구매 계약과 공사비, 인허가 지연 위험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2천억달러 가운데 60%가 집중되는 원전은 더 신중해야 한다.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한 채 투자 총액부터 약속해서는 안 된다. 자칫 자금은 우리가 대고 사업 주도권과 이익은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가는 구도가 될 수 있다. 한국형 원전 채택을 적극 추진하고, 우리 기업의 설계·시공·운영 지분과 수익 배분, 비용 초과 책임을 명문화해야 한다. 알래스카 엘엔지의 위험은 더 크다. 엑손모빌 등 석유 메이저들조차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2010년대 중반 손을 뗀 사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몰아붙이고 있지만, 수지가 맞지 않는 사업을 떠안을 이유는 없다.광고대미 투자 약정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를 포함해 3500억달러, 우리 돈 470조원에 이른다. 우리 경제와 외환시장 규모에 비춰 과도한 부담이지만 미국의 압박에 밀려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투자 확정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안보·통상 등 다방면에서 우리를 압박해왔다. 이제 1호 사업 확정을 계기로 안보·통상 현안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대로 ‘현금자판기’ 신세를 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