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전경철씨와 아들 제원씨. 전경철씨 제공광고27년간 중증 자폐 아들을 혼자 키우다 시한부 선고를 받자 홀로 남을 아들의 거처를 찾아 헤맸던 ‘피터팬 아빠’ 전경철(64)씨가 세상을 떠났다. 전씨는 최근 티브이엔(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해 아들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5일 밤 7시56분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길을 떠났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장례는 평소의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로 치르기로 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전씨는 지난달 12일 방송된 ‘유퀴즈’에서 올해 27살이지만 두 살 정도의 연령에 머물러있는 아들 제원씨를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사연을 전했다. 아들을 ‘피터팬’이라 부르는 전씨는 지난해 4월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고, 아들부터 걱정했다. 남은 시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는 의사의 말에 치료를 미룬 채 아들과 같은 성인 중증 자폐성 장애인을 받아줄 곳을 찾아다녔다. 1000여곳을 찾았지만 거절이 이어졌다. 결국 의사를 다시 찾아가 ‘아들 지낼 곳을 아직 못 찾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고 한다.광고유튜브 채널 ‘tvN D ENT’ 영상 갈무리지난 3월 문화방송(MBC) ‘실화탐사대’가 사연을 보도한 뒤 희망이 생겼다. 시청자들의 응원과 후원이 쏟아졌고 한 달 만에 아들이 지낼 시설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씨는 ‘유퀴즈’에서 “나는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외면하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선한 이웃이 많아요’ 이런 말을 겪은 거다. 놀랍도록 따뜻했다. 거의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앞서 전씨는 ‘꿈이 뭐냐’는 문화방송 피디의 질문에 “가을에 (시설에 있는) 아들과 하룻밤 자고 싶은데 교수(의사)들이 말하는 거 보니까 (남은 시간이) 안 될 거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피디와 시설 쪽이 협의해 부자는 난생처음 자연 속에서 캠핑을 하게 됐다. 전씨는 ‘유퀴즈’에서 “(당시 문화방송) 방송에 나오진 않았는데 그날 아들이 한 번도 안 잤다. 자기도 뭘 느꼈는지”라며 “새벽에 아들하고 산책을 1시간을 했다”며 “(아침에도) 어디든 가자고 또 저를 잡아끌었다”고 말했다.광고광고아침이 되자 시설 쪽 셔틀버스가 도착했다. 전 씨는 “그러던 애가 셔틀버스가 오니까 한참 저를 쳐다보더니 (버스에 혼자) 타더라. 그건 그래도 ‘내가 살 곳이 여기’라는 인지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기특해했다. 전씨는 눈물을 꾹 참으며 버스에 탄 아들을 향해 “안녕. 또 봐”라고 말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차창 너머 아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버스가 떠나자 전씨는 안경을 벗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엉엉 울었다.유튜브 채널 ‘tvN D ENT’ 영상 갈무리자신의 이야기를 ‘브런치’에 남겨온 전씨는 지난 6월 ‘안녕, 피터팬’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전씨의 남은 꿈은 아들과 같은 발달장애인이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시설 ‘네버랜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1년 내내 입소 거절을 겪을 당시 그 막막함을 다른 부모들은 느끼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전씨는 지난달 6일 ‘한겨레’에 “비영리 사회복지법인 ‘피터팬 재단’을 세우고 재단을 통해 수많은 피터팬을 위한 네버랜드가 한곳이라도 지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광고‘유퀴즈’는 6일 인스타그램에서 “마지막까지 발달장애인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꿈꾸셨던 전경철 작가님, 유퀴즈에서 작가님의 바람을 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남겨주신 그 마음, 오래 기억하겠다”며 고인을 추모했다.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