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광고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 사장은 한 해 장사를 마무리하고 결산을 하고 있다. 음료와 디저트 등의 판매로 번 돈에서 재료비, 임차료, 인건비와 각종 공과금 등을 차감하고 나니 8천만원의 순현금유입이 있었다. 그리고 연중에 고급 커피머신으로 교체하고 인테리어를 새로 하느라 2천만원의 투자를 했다. 박 사장은 카페 사업으로 현금흐름 8천만원을 창출했지만 2천만원의 자산 투자를 했으니 집에 가지고 갈 수 있는 돈은 6천만원이다.기업회계에서 이 6천만원을 가리켜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이라고 한다. 8천만원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라 하고, 2천만원은 ‘자본적지출’(CAPEX·Capital Expenditure)이라고 한다. 두 값의 차이가 잉여현금흐름인 셈이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해 어려워 보이겠지만 카페 운영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별거 아니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MS와 알파벳의 현금흐름 차이카페를 마이크로소프트, 커피머신과 인테리어를 AI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집을 주주로 치환해 생각해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4월부터 6월까지 2분기 영업활동으로 554억달러를 벌었고, AI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데 358억달러를 써서 총 196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6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썼고 배당금으로 68억달러를 지급했다.광고경쟁사인 알파벳은 2분기 영업활동으로 391억달러를 벌었지만 시설투자에 449억달러를 쓰느라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2025년도 2분기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에 132억달러나 썼지만 2026년도 2분기에는 그렇지 못했다. 돈을 남기기는커녕 시설에 투자하느라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일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15% 넘게 오른 데 비해, 알파벳 주가는 7% 넘게 빠지고 말았다.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가 많은 돈을 벌어 시설투자를 하고 남는 돈에서 최대한 많이 돌려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번 돈으로 시설투자를 해도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 이에 비해 알파벳은 번 돈으로 시설투자를 하는 데 크게 부족하니 돈을 빌려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채권발행이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미국도 우리처럼 금리인상 분위기라 주가가 더욱 안 좋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알파벳은 실적이 대폭 성장한 점과 미래 사업계획이 더 크게 주목받으며 단기 하락하는 데 그쳤고, 이후에 낙폭을 전부 만회했다. 아마존도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지만 역시 실적 호조로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광고광고이들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기업의 주된 사업 중 하나가 바로 클라우드컴퓨팅이다. 이 사업이 크게 성장한 때는 기업들이 재택과 하이브리드(재택과 출근 병행) 근무체계를 도입하던 2020년대 초의 코로나19 대유행 시절이다. 많은 구성원이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맡은 직무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회사의 업무시스템에 접근해야 했다.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정보기술(IT) 환경의 빠른 속도는 기본이고 보안과 협업 도구, 사용자 증가에 따른 서버 확장 등 투자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이런 환경과 시설을 제대로 갖추려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고 유지·보수 인력도 충원해야 한다. 규모가 큰 대기업이야 전산 환경에 투자할 여력이 어느 정도 있지만 작은 기업들은 넉넉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광고이런 고민을 해결해준 것이 바로 클라우드컴퓨팅 시스템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알파벳의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이 대표적이다. 이들 3개사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3위로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이 기업들은 일반 기업을 대신해 모든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한 다음 IT 환경이 필요한 기업에 사용료를 받고 필요한 만큼 빌려준다.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제공하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을 빌려주면 ‘서비스형 플랫폼’(PaaS), 인프라를 제공하면 ‘서비스형 인프라’(IaaS)라고 한다. 이 외에 인공지능(AI), 데이터베이스, 가상 데스크톱 환경 등 여러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IT 투자 비용을 줄이고 전산실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한다. 어느 정도 성장이 끝난 듯했는데 2023년 하반기부터 AI 시장이 열리면서 세 기업의 실적과 투자가 다시 커졌다.2분기에 클라우드컴퓨팅과 관련해 알파벳은 전년 동기 대비 82%,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각각 32%, 37%씩 매출액이 증가했다. AI데이터센터에 대한 과도한 투자 대비 실적이 미미할 것 같다는 의문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광고삼성과 하이닉스엔 희소식AI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 100%씩 투자를 늘렸고, 아마존의 시설투자도 68%나 증가했다. 따라서 3사 모두 전년도보다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투자는 결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반도체 기업들의 메모리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많은 반도체 주식 투자자가 미국 기업들의 CAPEX 규모를 확인하느라 새벽부터 일어났고 국내 언론들도 아침부터 속보로 타전했다.반도체 기업들이 이끄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수급과 심리 등 여러 요인으로 무너지면서 너무 힘든 여름을 보냈다. 하지만 AI에 대한 성장이 당분간 이어지며 계속 호실적을 낼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향한 기대를 저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무더위에 지친 여름이 가고 시원한 가을에는 ‘실적이 최고의 재료’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기를 기대한다.박동흠 공인회계사·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dongheum74@gmail.com박동흠은 많은 사람에게 기업 숫자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쓰고 강의하는 일을 주로 한다. 뉴스나 소문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숫자를 찾아 분석하면 숨은 뜻을 헤아리고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생긴다. 그 힘을 소개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