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공유오피스 인테리어 공사가 완료된 건물 모습. ㄱ씨 제공 광고서울 강남구에 5층 건물을 가진 ㄱ씨는 2024년 8월 유명 스터디카페·공유오피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ㄴ사와 ‘위탁운영 및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ㄱ씨가 자기 건물을 제공하고 ‘프리미엄’ 공간 조성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대금 6억6천만원을 내면, 회사가 건물에서 공유오피스 등을 운영하며 수익 대부분을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스터디카페와 공유오피스가 막상 문을 연 뒤, 수익 대신 첨예한 갈등이 불거졌다. 인테리어 시공 가격의 적정성, 공실 등으로 인한 손해를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경찰 고소까지 이뤄진 것이다. 건물주 ㄱ씨와 ㄴ사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ㄱ씨와 ㄴ사가 맺은 계약은 최근 주목받는 ‘위탁운영(수익배분)’ 방식이다. 건물주가 건물과 함께 수억원대 인테리어 공사비를 내면, 전문 운영사는 매장 운영과 관리를 맡아 수익을 나누는 형태다. 건물주는 자본을 대고, 관리는 기업이 맡는다. 서로에게 큰 수익이 되리라 기대하지만, 운영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계약 규정이 불충분할 경우 분쟁 소지가 적지 않다.광고 ㄱ씨 쪽은 우선 계약 당시 약속된 수준의 ‘프리미엄 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고 및 저가 자재 위주로 최소한의 공사만 진행됐다는 것이다. ㄱ씨 쪽이 공인 손해사정법인을 통해 진행한 감정 결과, 시공된 인테리어 가치는 4645만원이었다. 애초 지급한 공사대금 6억6천만원의 약 7% 수준이다. 수익 정산 과정에서도 파열음이 났다. ㄱ씨는 매출 제안서 등을 통해 “월 3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보장한다”는 말을 믿고 계약했지만 정산금을 제대로 못 받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공유오피스 입주사 중 한곳이 임대료를 미납하고 퇴거하면서 사정이 악화됐다. ㄴ사 쪽이 퇴거 기업이 정산하지 않은 5600만원의 손실을 공제해 7개월 동안 정산금을 한푼도 주지 않았다는 게 ㄱ씨 설명이다. 인테리어를 위해 받은 대출금 이자만 떠안게 된 ㄱ씨는 ㄴ사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르렀다.광고광고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3월 ㄴ사 쪽에 대해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인테리어 공사가 일부 이행됐고, 6억6천만원에 향후 5년간 유지·보수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ㄴ사 쪽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ㄱ씨 쪽이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냈고, 검찰은 강남서에 보완수사를 요구해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ㄱ씨 쪽 법률대리인은 “피고소인 쪽은 6억6천만원 인테리어 비용에 향후 유지·보수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혐의를 부인하지만, 계약서에는 유지·보수에 관한 기재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ㄴ사는 ‘억지 고소’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ㄴ사 관계자는 “5년 넘게 공실이던 비역세권 건물을 3개월 만에 만실로 채워 월 2천만원대 매출을 만들고 자산 가치를 크게 높여줬다”고 했다. 인테리어 비용을 부풀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최근 경찰에 입출금 거래 내역 전체를 제출해 정상적인 지출을 소명했다”고 밝혔다. 입주 기업의 임대료 미납에 대한 손실 공제에 대해서도 “계약서상 정당한 조처였으며, 미납 당시 본사가 먼저 정산금을 선지급했다가 사후 정산한 것으로, 최근 정산금 지급도 정상 재개됐다”고 덧붙였다.광고 전문가들은 위탁운영 계약에 구조적인 사각지대가 있다고 짚는다. 위탁운영 계약은 일종의 부동산 임대와 프랜차이즈 성격을 결합한 ‘신종 계약’인 탓에, 가맹사업법의 정보공개서(본사 재무사항, 인테리어 비용 등) 제공 의무나 허위·과장 정보 규제 등을 적용받지 않는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수익 배분형 위탁 계약은 월정 임대료를 받는 임대차 계약과 달라 수익 구조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분쟁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일반적이지 않은 위탁 임대 계약일수록 예상치 못한 손실을 떠안지 않도록 계약 체결 단계부터 정산 및 비용 집행 범위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