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지난 4월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연합뉴스광고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해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전격 사퇴했다. 청와대 고위급 참모가 교체된 건 이재명 정부 출범 뒤 1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 민심 악화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김 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지난 30일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등 주요 경제 부처 개각을 단행한 지 이틀 만에 경제정책 사령탑까지 교체하며 정부가 국면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김 실장은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오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의 사퇴는 청와대와 여당 안에서 예상 밖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특히 김 실장의 ‘사퇴 시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0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부 장관 등 경제·부동산 정책의 주요 담당자 교체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구실을 해온 김 실장의 교체 여부는 언급이 없었다. 김 실장도 개각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3대 메가프로젝트가 대한민국 산업의 대도약을 위한 투자였다면, 이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도약을 위한 투자도 함께 시작해야 한다”며 정책 추진 의지를 보여왔다.광고하지만 불과 이틀 뒤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이 대통령은 다음날 바로 사표를 수리하면서 사퇴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의 경우 평균 재임 기간이 1년2개월에서 1년6개월 정도”라며 “정책 집행에서 원활한 동력 제공을 위해서 일종의 참모진이 바뀐다고 이해해주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부동산·주식 시장 등에서 최근 악화한 경제 민심과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하락 추세가 김 실장의 사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굵직한 정책을 총괄하며 정부 경제정책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크다. 한-미 관세협상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내년도 예산안 발표를 주도했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이티에프(ETF) 도입과 부동산 시장 공급 정책도 이끌어왔다.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가 커질수록 ​김 실장에게 책임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광고광고특히 레버리지 이티에프가 주식 시장 변동성을 키우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여론이 나빠졌고, 여당 안에서도 “레버리지 이티에프를 도입했던 사람들의 일정 부분 책임이 필요하다”(8월27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경제부처 개각 뒤 야당을 중심으로 이러한 비판과 함께 ‘컨트롤타워’를 놔두고 장관만 교체했다는 비판이 커지자 김 실장이 스스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실장은 사의 표명 뒤 전날 참석이 예정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 결산심사에 ‘긴급회의’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고, 예정된 일정도 줄줄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1일 마지막 청와대 일일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해 “초대 정책실장으로 (일하게 돼) 영광이었고, (이재명 정부에)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지만, 이제는 제가 자리를 비우고 다음 사람들이 또 자기 몫을 해나갈 때라고 생각했다”고 글을 올렸다.광고김 실장의 사퇴를 계기로 부동산 등 경제정책 기조가 달라질지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당장 정책 방향 자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부동산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 금융정책뿐 아니라 3대 메가프로젝트, 대미 투자 등 주요 정책은 이 대통령이 직접 강조해온 국정 과제이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경제정책 방향은 대통령이 결정해서 내리는 거지, 실무자가 바뀌었다고 방향이 바뀌진 않는다”고 말했다.김 실장 사퇴로 집권 2년차를 맞은 청와대 개편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이 출범한 지 1년3개월이 넘었고, 실장이 그만둔 만큼 수석·비서관급도 순차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김소정 사이버안보비서관도 사의를 표명했다.김 실장 사퇴에 대해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은 “늦었지만 정부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다”라고 했다.국민의힘은 김 실장 사퇴에 “꼬리 자르기”라며 정책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이티에프 졸속 도입은 국정조사, 특검 등 진상규명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김 실장 사퇴가) 실질적인 정책 기조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광고서영지 기자 yj@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