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지난 8월26일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정부가 내년에도 65살 이상 노인의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행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수급자를 소득 수준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눠 소득이 낮은 쪽은 더 주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쪽은 연금액을 사실상 줄이는 ‘하후상박’ 방식을 도입한다. 다만 저소득 노인의 실질적 소득 증가 폭이 크지 않아 제도 개편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보건복지부는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7년도 기초연금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기초연금 지급대상을 만 65살 이상 노인의 월소득인정액 하위 7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행 ‘노인 70%’인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수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번엔 빠졌다.정부는 내년부터 기초연금 수급자들을 소득인정액에 따라 하위 0~30%(348만명), 30~45%(174만명), 45~70%(290만명) 세 구간으로 나눠 연금액을 차등 지급한다. 지금은 하위 70%에만 들어오면 소득에 상관없이 같은 금액(단독가구 기준 월 34만9700원)을 받는다. 내년에 하위 30% 구간에 해당하는 노인들은 올해보다 약 3만원 오른 38만원을 받는다. 30~45% 구간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9천원을 받고, 45~70% 구간은 올해와 같은 월 35만원으로 동결이다. 45~70% 구간은 실질적으로 급여가 줄어드는 셈이다. 현 제도에서는 해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연금액이 인상되기 때문이다.광고보건복지부 제공그동안 형평성 논란이 있었던 지급 제한 기준은 일부 손질된다.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을 때 각각 연금의 20%를 깎는 ‘부부 감액’이 완화된다. 0~45%에 속하는 부부의 감액률을 20%에서 10%로 낮춘다. 이에 따라 하위 30% 부부 가구는 올해 수급액 월 55만9520원에서 내년 최대 68만4천원으로 12만원가량이 늘고, 하위 30~45% 부부 가구는 최대 약 8만6천원이 증가한다. 부부 감액 완화 대상은 약 234만명으로 기초연금 지급대상자 812만명의 28.8%에 해당한다. 기초연금 대상에서 원천 배제됐던 직역연금(공무원·군인연금 등) 수급자에 대해서도 소득 하위 45%에 속하면 기초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약 11만명이 새로 혜택을 보게 된다.내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천억원에서 25조7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11%) 늘어난다. 다만 이를 제도 개편에 따른 예산 확대로 보긴 어렵다. 노인 인구 증가와 물가 상승분에 따라 기초연금 예산은 해마다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본예산 대비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3년 14.9%, 2024년 8.2%, 2025년 7.9%, 올해 6% 수준이었다.광고광고이번 개편이 저소득 노인의 소득을 더 두텁게 하는 하후상박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하후’의 취지는 빈곤 노인 소득보장을 개선하겠다는 것인데 하위 30%에 월 3만원을 더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급여 차등화 방식이 기초연금의 제도적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초연금은 노인에게 일정한 기초선을 보장하는 제도인데, 수급자 안에서 다시 세 집단을 나눠 급여를 차등화하면 선별지원 성격이 강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초연금 수급 대상을 한꺼번에 줄이지 않으면서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전환하는 첫 단계라는 평가도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혁 속도를 빠르게 가져갈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상위 구간의 보장을 아주 느리게 약화하면서 하위 구간은 보충급여로 발전시킬 수 있는 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에 발표된 방안은 내년 예산에 반영된 정부안으로 중장기 계획은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의 목표수급률 방식에서 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인 선정 기준과 지급 체계는 국회나 사회적 논의 과정을 더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광고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