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26일(한국시각) 새벽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백악관 엑스(X) 계정 갈무리광고이정철 |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에스엔에스(SNS)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특히 한-미 연합연습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향한 책임 공방도 적지 않다. 개중 가장 의아한 논리가 군사훈련 중단이 한-미 관계가 나쁜 탓이라는 시각이다. 한-미 간 현상 변경이 발생하면 그 원인이 한국에 있다는 시각은 “내 탓이오”라는 미담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감히 동맹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저자세에 기인하기도 한다.연합연습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이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어 보인다. 2019년의 일이다. 6월30일 판문점 회동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8월 연합연습을 중단하면 9월 실무회담에 응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존 볼턴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공작,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 미군사령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항의, 나아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조에 직면한 트럼프가 한발 물러서자 연합연습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장문의 친서를 보내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유명한 8·5친서이다. 이후 트럼프가 8월14일 국가안보회의(NSC) 회의에서 볼턴을 향해 책임론을 내놓는다. 연합연습은 큰 실수였고 볼턴의 말을 듣지 않았어야 했다며, “연합연습을 단 하루도 연장하지 말고” 마칠 것을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9월 초 볼턴 해임이라는 강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끝내 정면 돌파전이라는 강공을 선택한다.광고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연합연습에 대한 학습된 경험을 갖고 있다. 그가 김정은과의 대화를 결심했다면, 연합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협상 신호가 되는가를 모를 리 없다. 대화 의지의 가늠자인 ‘고비용 신호’로서 연합연습 중단 카드는 가장 극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혹자들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냉담한 반응을 들어 트럼프의 구애가 실패했다고 조롱한다. 심지어 음모론자들은 트럼프도 예상했던 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여정 부장의 담화는 의외의 해석을 동반한다. 그는 먼저 러시아 파병에 근거 없음이라는 답을 줌으로써 북-미 회동의 걸림돌을 하나 제쳐놓았다. 예상되는 유럽 국가들의 격렬한 비난을 피해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준 것이다. 한·미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일이다.광고광고또한 한·미가 상반기에 할 만한 훈련은 다 마쳤다며, 8월 연합연습 취소의 의미를 격하한 부분도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필자의 눈에는 내년 3월 연합연습에 대해 답을 내놓으라는 그의 속내가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회동 제안이 자신의 중간 선거용 이벤트만이 아니라는 진정성을 보이라는 청구서인 셈이다. 어찌할 것인가?위기 안정성이 불안하게 작동하고 확전의 사다리는 점핑의 태세를 보이고 있는 한반도는 여전히 화약고이다. 하지만 “싸울 필요 없는 평화 체제가 가장 완벽한 안보 자산”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철학이 윤석열 정부 시대의 아찔했던 남북 대결전을 진정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온 점은 인정하고 갈 일이다. 강력한 연합연습이 억지와 평화를 만든다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그것마저 중단하는 강력한 대화 신호가 신들린 평화를 부르는 외교적 의식이 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진심으로 들리는 이유이다. 연합연습 중단에 다른 의도 즉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와 대미 투자 압박에 목표가 있다는 주장이 황당한 비약이자 음모론에 다름 아닌 이유이다. 트럼프의 대북 스토리에 무지한 자들의 철없는 비난이다.광고평화라는 매몰 비용의 장기 배당금은 단기 손익계산서로 평가하기 어려운 복리 계산을 동반한다. 평화 자린고비들이나 대북 주전파들의 단견과 속내를 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 국격 상승 운운하며 북한과의 대결이나 북한 무시론을 부추기는 노회한 논리에 부화뇌동할 이유가 없다. 국격이 아무리 올라가도 우리의 외교는 ‘4강 외교 + 남북관계’라는 숙명적 궤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아한 가치외교의 실속을 따지는 기준에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외교와 군사행동을 병행하는 이른바 ‘탈외교’의 시대에 북한과의 샅바 싸움은 무간지옥의 소모전에 자진해서 들어가는 길이다. 대북 억지에 소홀해서도 안 되지만 주전론에 나서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다. 상반기 내내 전쟁을 몰아치던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연습을 전격적으로 중단하고 대북 협상의 문을 두드린 것은 ‘결단’이 맞다. 그리고 선제적 평화가 만든 성과이다. 이제 와서 우리 스스로가 만든 성과를 폄훼할 이유는 없다.
선제적 평화가 만든 성과, 자찬에 인색할 일 아니다 [왜냐면]
이정철 |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에스엔에스(SNS)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특히 한-미 연합연습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향한 책임 공방도 적지 않다. 개중 가장 의아한 논리가 군사훈련 중단이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