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영어는 누구의 언어인가 l 조지은 지음, 박동우 옮김, 아르테, 2만8000원 광고한국에는 ‘4세 고시’나 ‘7세 고시’라는 말이 있다. 영어 유치원 시험을 가리키는 말로 꺾이지 않는 영어 조기 교육 열풍에서 생긴 현상이다. 한국 아이들은 영어를 호기심이나 즐거움으로 만나기보다는 두려움의 대상, 시험의 대상으로 먼저 만난다. ‘영어는 누구의 언어인가’의 지은이는 “영어를 ‘어떻게 만나는지’가 ‘언제’ 만나는지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수십년간 한국인들은 영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발음과 문법의 감옥에 갇혀있었으며 우리의 생각은 문장을 만들기도 전에 검열당했다. 책은 원어민의 전유물로 보는 오래된 관념을 비판하고, 비원어민 화자에게도 영어의 주권이 있음을 주장한다. 영어를 사용할 때 “실력이 부족해 죄송하다”고 사과하거나 원어민 발음을 완벽히 복제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영어는 본래 다양한 문화와 언어의 영향을 흡수해 성장한 ‘하이브리드 언어’다. 따라서 콩글리시, 싱글리시처럼 흔히 ‘엉터리영어’로 불리는 표현도 영어를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 윤여정의 시상식 영어 연설처럼 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진정성, 유머, 개성이 담긴 말은 강력한 소통을 만든다. 먹방(mukbang), 언니(unnie) 등 한국어 단어가 영어권 문화와 사전에 들어가고, 세계의 이용자들은 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활용하는 시대, 에이아이(AI)가 번역을 돕는 시대에 영어교육 역시 정답을 찾고, 원어민 억양을 흉내 내는 데 시간을 쏟기보다 자기 생각을 자신감 있고 명확하게 전달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책은 말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