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 재무부 청사에서 대이란 제재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광고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4일(현지시각)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해 이란 경제의 숨통을 조이겠다며 ‘왕따 작전’을 발표하면서,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에도 여파가 미칠지 정부가 점검에 나섰다.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재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우리는 이란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차단하기 위해 ‘경제적 왕따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를 하는 다른 국가에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미국 재무부의 대이란 신규 제재 발표와 관련한 미국 측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5개 신규 제재 분야 등 새로운 제재안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등을 관계부처와 함께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광고일단 이번 제재가 한국 기업들에 끼칠 직접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합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OPOA)을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뒤 2019년 한국에 부여했던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 조치까지 종료하면서, 한국과 이란의 무역 거래는 거의 대부분 끊겼다. 2011년 174억달러에 달했던 한국-이란 교역은 현재 1.5억달러로 급감한 상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미 한국 기업들이 대부분 이란에서 철수하고 교역도 식품과 의약품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끊긴 상태이고, 한국 금융기관들도 이란과의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이란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였던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란과의 모든 무역 및 금융 거래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제재로 영향을 받는 주요 국가는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인도 등이다.광고광고윤강현 전 이란 대사(법무법인 세종 고문)는 “미국의 이번 제재의 초점은 그동안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생명선 역할을 해온 중국이나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등을 겨냥한 것이지만,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기 어렵고, 튀르키예도 트럼프 정부의 말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오는 11월 중간선거 시간표에 쫓기는 트럼프가 무리하게 이란 압박에 나서면서 부작용이 커지고 예상치 못한 불똥이 한국 경제에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광고유달승 한국외국어대 교수(페르시아어·이란학과)는 이번 제재 조치가 “미국-이란 전쟁이 3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라면서도 “중간선거에 쫓기는 트럼프가 이란 문제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계속 ‘확전’을 하고 있지만 점점 더 통제불능 상황으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첫 40일은 일방적인 공습, 2단계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해상 봉쇄로 맞불을 놓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다급해진 트럼프가 3단계로 경제 압박 강화 카드를 꺼내며 계속 악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이번에도 트럼프의 뜻대로 이란과의 종전이 되지 않는다면 트럼프가 북미 대화에서 한국 패싱으로 한국을 압박하거나, 한국의 군사적 기여 요구를 강화하는 등 예상밖 불똥이 튈 수 있다”고 우려했다.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뽑아든 ‘이란 경제 목조르기’ 카드는 미국이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거나 중국 금융기관에 대해 실제로 ‘2차 제제’를 실행할지에 달려 있다. 중국의 소규모 정제회사들이 이란산 원유의 90%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거래 뒤에는 중국 금융기관들이 있다. 중국이 ‘제재 밖’에 있다면 이란에 실질적 타격을 주기 어렵지만, 미국이 중국 기업을 겨냥한다면 중국의 보복을 유발해 세계적으로 경제적 혼란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확대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치로 자국의 권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국제법적 근거가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9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과의 거래를 고대해 온 트럼프가 이란 굴복을 위해 중국과의 충돌을 불사할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