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3일 일본 구마모토현 한 도로가 강진 여파로 갈라져 있다. AFP 연합뉴스광고“무슬림이 구마모토 지진 구호 급식으로 제공된 돼지고기 된장국에 불만을 제기했다.”25일 엑스(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에는 지난달 28일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 지진과 관련해 이런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 당시 규모 7.1 강진으로 이날까지 구마모토현에서는 38명이 숨지고, 대피소 65곳에 2653명이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피난민 가운데 구마모토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있는데, 특히 무슬림들을 겨냥한 유언비어가 도는 것이다.한 일본인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에는 이런 ‘가짜뉴스’를 사실인 양 거론하며 “무슬림들이 ‘대피소 등에서 나눠준 돼지고기 된장국 구호 식사는 자신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 또 무슬림을 향해 “일본 문화에 적응할 생각이 없으면 적당히 돌아가라”며 노골적인 차별 발언으로 일부 외국인을 공격하고 있다.광고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날 “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는 무슬림 피난민들이 구마모토 대피소 식사에 불만을 제기하며 문제를 일으킨다는 근거 없는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진 발생 전 엑스에 올라온 게시물이 발단이 돼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관련 내용이 1600만회 이상 조회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마모토현 쪽도 “지진 구호 현장에서 ‘돼지고기가 들어간 국을 먹을 수 없어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며 “큰 혼란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인 ‘구마모토 이슬람 센터’는 이 방송에 “이런 가짜뉴스가 퍼지는 게 슬프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시하는 일뿐”이라며 “일본에 25년째 살고 있는데 최근 차별이 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일본에서 대형 재난 때 일본 내 외국인을 겨냥한 유언비어가 퍼지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피해 지역에서 외국인 절도단이 암약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물자를 빼돌려 피난소가 폐쇄됐다”는 가짜뉴스가 떠돌았다. 당시 일부 우익단체가 이런 가짜뉴스를 바탕으로 자경단까지 조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광고광고2년 전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 당시에도 엑스 등에서 “전국에서 외국인 절도단이 노토반도로 대집결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단체 버스를 타고 와 물건을 훔치고 있다”는 거짓 주장이 확산했다. 일본 정부는 그해 ‘정보통신백서’에서 “노토 지진 때 ‘절도단’(이 현지에 출몰했다는) 게시물이 약 200건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에선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 경찰과 자경단 등이 조선인과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 등 재난 상황에서 외국인을 범죄자나 반사회적 행위자로 지목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일본 정부는 ‘재해 방지 정보’ 등을 통해 “대형 재난 때 가짜뉴스 유포는 구명·구조·복구 활동을 방해할 뿐 아니라 그 행위 자체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허위·오정보를 함부로 게시하거나 확산하지 않기 위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광고도쿄/홍석재 특파원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