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어린이날인 지난 5월5일 KBO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어린이 야구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광고송아름 | 초등교사·동화작가 10년 만에 고학년을 맡으니 낯선 것들이 참 많다. 가장 낯선 건 스포츠 문화가 아이들 생활과 놀이 문화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점이다. 우리 반이 유난스러운 편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스포츠를 정말 좋아한다.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해외 축구선수, 국내 축구선수와 축구팀, 응원하는 야구팀이 따로 있다. 좋아하는 팀의 응원가와 구호, 선수들의 개별 응원가나 세리머니를 외워 따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겐 일종의 놀이다. 그런데 처음엔 신기하기만 했던 풍경이 우려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새 학기가 시작된 지 며칠 안 됐을 때 한 아이가 “선생님은 야구 어느 팀 응원해요?”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응원하는 팀이 없는데?”라고 대답했더니 “한번도 야구를 좋아하고 응원한 적이 없어요?”라고 재차 물었다. 기억을 짜내보니 1992년 한국시리즈 전 경기를 아빠와 함께 티브이(TV)로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부산 갈매기’ 노래도 알고, “아주라!” 하는 구호도 자동 번역이 되는 사람으로서, “34년 전에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할 때 롯데 팬이었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아이가 아주 신나는 표정으로 친구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선생님 롯데 팬이었대!”광고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이 와하하 하고 웃었는데 그 웃음이 별로 기분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 웃냐고 물었더니, 우리 반 야구 박사가 대답했다. 롯데는 최근 10년간 거의 7~8위로 정규 시즌 5위 안에 들어간 적이 한번밖에 없다고. 한마디로 비웃음이었다.그 뒤로 “얘들아, 선생님 롯데 팬!”은 몇몇 아이들의 웃음 버튼이었다. 어제 롯데가 대패한 경기 스코어까지 알려주며 내 반응을 보고 싶어 했다. 나야 어른이니까 “놀릴 테면 놀려라, 벌써 야구랑 담쌓은 지 30년이 넘었다” 하고 넘기면 그만인데, 문제는 롯데 팬한테만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 반 아이들 다수가 응원하는 지역 홈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은 모두 놀림 대상이 되었다. 생일 편지를 쓰려고 색종이를 고를 때도 자기가 응원하는 팀 상징 색깔을 골라 “네가 응원하는 팀은 내가 응원하는 팀을 이길 수 없으니까 이 색을 골랐어” 하는 식이었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야구장에서처럼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면, 거기에는 항상 야유와 놀림도 섞여 들었다.광고광고처음에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야구 얘기를 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구호를 외치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배제되는 아이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야유나 놀림의 대상이 되어 상처받는 아이들이 있었다. 경기를 직접 뛴 것도 아닌데 응원하는 팀의 성적만으로 우월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고, 반대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내게 꽤 어려운 숙제였다.스포츠를 좋아하는 것 자체는 분명히 좋은 점이 많다. 한 경기 종목의 시스템과 기술을 알고, 응원하는 팀을 갖고, 자신의 성장과 팀의 역사를 함께 엮어가는 서사를 갖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팀이 다르다는 이유로 남을 도발하거나, 무시하는 건 다른 문제다. 내가 우리 반 아이에게 ‘롯데 팬’이라고 말했을 때 아이들에겐 내가 선생님이고, 글 쓰는 걸 좋아하고, 365일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는 개별성이 지워지고 ‘롯데 팬’으로만 남았다. 옆자리 친구가 그림을 즐겨 그리고, 눈을 치켜뜨는 버릇이 있고, 동생이랑 잘 놀아주는 언니라는 개별성도 지워진다. 오로지 ‘타 팀 팬’이라는 라벨만 남는다.광고세상을 우리 편과 적으로만 나누는 이분법적인 세계관은 인간에 대한 피상적 이해를 낳는다. 스포츠 문화의 그늘은 그 이분법을 아주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처럼 교실에 들어와 있었다. 스포츠의 많은 좋은 점을 다 두고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 하나만 삶에 적용한다면 스포츠를 잘못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대 팀도 사람이라는 것, 내가 좋아하지 않는 팀 팬에게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상상해보는 것, 그 납작한 상상력을 도톰하게 만드는 일이 우리가 아이들이 스포츠를 즐길 때 함께 가르쳐야 할 일인 것 같다.
스포츠 응원 놀이의 그늘 [똑똑! 한국사회]
송아름 | 초등교사·동화작가 10년 만에 고학년을 맡으니 낯선 것들이 참 많다. 가장 낯선 건 스포츠 문화가 아이들 생활과 놀이 문화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점이다. 우리 반이 유난스러운 편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스포츠를 정말 좋아한다. 아이들마다 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