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일러스트 김대중 광고얼마 전 조현병에 걸린 친누나의 20년을 기록한 일본 영화가 개봉했다. 환자 본인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가족의 삶이 통째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조현병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오래, 깊게 파고드는 병이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조현병 환자의 부모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도 결국 하나로 모인다.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육아 방식이 잘못됐던 건지, 일에 매달려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시기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물려준 유전자 어딘가에 결함이 있었던 건지, 답이 없는 질문을 붙들고 부모들은 스스로를 파고든다. 죄책감은 부모가 가장 먼저, 가장 오래 짊어지는 감정이다. 자녀가 낯선 말을 하고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할 때 부모는 이를 병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춘기 방황이겠거니, 스트레스겠거니 하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진단명을 듣는 순간 그 혼란은 고스란히 자책으로 바뀐다. 더 일찍 알아챘어야 했다는 후회, 자신의 부족함이 병을 키웠다는 자기 비난이 뒤따른다. 그러나 조현병은 특정 양육 방식이나 부모의 잘못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체계 이상에서 비롯되는 생물학적 질환이며,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겹쳐 발병한다는 것이 정신의학계의 공통된 설명이다.광고 죄책감 다음 자리를 채우는 건 만성적인 슬픔이다. 성적표를 들고 뛰어오던 자녀, 친구들과 어울려 웃던 자녀의 얼굴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자녀는 곁에 있지만 그 아이는 더 이상 없다는 감각. 이 상실은 한 번의 애도로 끝나지 않고 증상이 재발할 때마다 되풀이해서 찾아온다. 자녀의 병을 주변에 알리기 어려운 탓에 고립은 더 깊어진다. 정신질환을 향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두텁기 때문이다. 친척 모임에서도, 오랜 친구 사이에서도 이 이야기만큼은 꺼내지 못한 채 혼자 짊어지는 부모가 많다. 돌봄이 길어질수록 몸과 마음은 지쳐가는데, 그 지침을 털어놓을 곳조차 없다는 이중고가 겹친다. 그렇다면 이 부모들에게 무엇이 필요했을까. 첫째는 정확한 정보다. 병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죄책감의 무게가 줄어드는 경우를 상담에서 자주 본다. 둘째는 연결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나 가족 자조모임을 통해 비슷한 처지의 부모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고립감은 상당히 옅어진다. 나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확인, 그것만으로 위로가 된다. 셋째는 거리 두기다. 자녀의 증상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자신의 일상을 놓아버리면 돌봄은 오래가지 못한다. 부모가 먼저 건강해야 그 돌봄도 지속된다. 자녀 중심의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 스스로의 휴식과 관계를 지키는 일이, 역설적으로 자녀를 더 오래 돌볼 수 있는 길이다.광고광고 용인정신병원 스마트낮병원 센터장
조현병 부모에게 ‘정보와 연대’가 필요한 이유 [건강한겨레]
얼마 전 조현병에 걸린 친누나의 20년을 기록한 일본 영화가 개봉했다. 환자 본인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가족의 삶이 통째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조현병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오래, 깊게 파고드는 병이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조현병 환자의 부모들이 가장 먼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