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광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북한 핵무기 57개 보유’를 언급하면서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메시지까지 발신하며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회의 계기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비핵화 의제 없는 정상회담이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올해 말 김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에는 ‘김정은과의 대화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냐’는 물음에는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회피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기습적으로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공개한 이후 연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바란다는 신호를 계속 발신하고 있다.광고그러나 북한 핵무기 숫자를 “57개”로 언급한 이날 발언은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적지 않다. 그동안 한·미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조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보통은 (북 핵무기를) 80∼120개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가 ‘민간기관’의 추정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트럼프의 발언은 ‘비핵화을 의제로 한 협상에는 절대 응하지 않는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를 의식한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김정은을 향해 ‘당신이 핵무기 많이 가진 것을 나는 인정하는 데서 출발할 테니 일단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이전에 트럼프가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로 언급했던 데서 더 나아가 협상으로 나오면 핵보유도 인정할 수 있다는 미끼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도가 30% 대까지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북한 비핵화 대북 기조를 수정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군축과 비확산을 내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동북아 핵무장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광고광고북한도 미묘한 첫 답장을 보냈다.19일 밤 나온 ‘김여정 담화’는 한-미 연합연습 축소에 대해 “평할 가치가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두 지도자(김정은-트럼프)의 관계는 의연(여전히) 훌륭하다”고 했다. 지금의 연합훈련 축소만으로는 대화에 응하지 않겠지만 트럼프가 추가로 양보 조치를 내놓는다면 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몸값 높이기’의 탐색전을 시작했다는 신호다. 북한이 20일 동해상으로 10여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광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평양교예극장에서 딸 주애(왼쪽 셋째)와 부인 리설주 여사(왼쪽 둘째)와 ‘조국해방 81돌 경축 국립교예단 종합 교예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그럼에도 11월 북-미 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김정은 위원장은 과거 북-미 회담 때보다 ‘몸값’이 높아졌다.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대북 제재 해제를 거래해야 할 절실한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로 질주해 핵물질과 핵무기 생산을 크게 늘렸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4년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고 대규모 파병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경제·군사·안보 지원을 확보했다. 이를 지렛대로 삼아 올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 북-중 관계도 전면적으로 개선했다.이란 전쟁의 수렁에 빠진 채 중간선거에 쫓기는 트럼프와 중국·러시아라는 뒷배를 확보한 김정은의 힘의 균형은 김정은 쪽으로 훨씬 기울었다. 이병철 교수는 “1·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 비해 북핵의 ‘가격표’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북한이 내놓을 최대치는 중요도가 떨어진 영변 핵 시설이고, 미국으로부터는 한-미 군사훈련의 영구적 중단, 대북 제재의 상당 부분 또는 전면 해제, 핵보유국 공개 인정,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 파격적 양보를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런 가운데 회담이 열릴 경우 장소에 대한 이른 관심도 일고 있다. 중국이 김정은을 아펙에 초청해 선전에서 북-미 회담이 열릴 시나리오도 나오지만, 아펙 정상회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이나 원산을 방문하는 파격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광고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