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중국의 시장경제 전환을 이끈 주룽지(朱镕基) 전 국무원 총리가 지난 12일 별세했다. 향년 97. 로이터 연합뉴스광고최필수 |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지난 12일 별세했다. 그의 업적은 눈부시다. 그가 재임하던 동안 중국은 높은 성장률과 안정된 물가라는 모든 경제학자들이 꿈꾸는 이상을 실현했다. 이렇게 눈부신 그의 업적은 그의 개인적 역량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당시 중국이 처한 조건 때문이기도 했다. 이른바 ‘4대 보너스’로 꼽히는 개혁, 개방, 인구, 토지가 그것이다.먼저 개혁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하고 있었고 1980년대에는 우물쭈물 조심스러운 개혁을 했었다. 국유기업의 경영 자율권을 허용했지만 소유권 이전은 하지 않았고, 시장을 허용한 마당에 유명무실한 배급제는 계속 유지하는 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가 하던 일에서 손을 떼는 것이 곧 개혁이었다. 이에 따라 배급제가 철폐되고, 10만개가 넘는 국유기업들을 구조조정했으며, 시장·비시장 부문으로 따로 관리되던 물가와 환율을 시장의 것으로 일원화시켰다. 무언가를 새로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던 것을 시장에 넘겨주는 행위, 그것이 개혁이었고, 비교적 손쉬운 성장 동력이었다.광고개방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서구권에서 공산권에 대해 시행하던 수출 규제가 1994년 완전히 풀렸고, 중국도 이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하고 시장을 개방했다. 그 결정적 조치가 2001년 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거의 모든 글로벌 기업의 생산 거점으로 거듭났다. 그것이 중국의 성장 동력이 되었음은 물론이다.인구는 어떠한가. 당시 중국의 인구는 젊었고, 세어볼 필요도 없이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른바 저렴한 노동력의 천국이었다. 여기에 더해 도시와 농촌을 구분한 이원적 호적구조도 저렴한 노동력 공급에 한몫을 했다. 북한과 소련이 빠른 공업화를 위해 농촌 인력을 적극적으로 도시로 유입시켰던 것과 달리 중국은 너무 많은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을 우려하여 도농 간 인구 이동을 억제했다. 그러나 취업과 치부의 욕망을 거스를 수는 없었기에 개혁·개방과 함께 많은 농민이 호적 제한을 무릅쓰고 도시로 옮겨 갔고, 이는 곧 도시행정이 돌볼 필요 없는 중국 특유의 산업예비군 ‘농민공’을 창출했다. 이것이 저가 노동력에 기반한 주룽지의 수출 드라이브에 유리하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광고광고토지는 또 어떤가. 국유로 묶여 있던 토지들을 개발하면 손쉽게 생산에 투입할 수 있다. 경제학에서 고정돼 있다고 가정하는 토지량이 사실상 증가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 과정에서 토지사용권을 판매하는 지방정부는 짭짤한 재정 수입까지 얻을 수 있다. 이 행복한 장사는 1998년 주택판매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힘으로써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부동산 부문은 전체 경제성장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그런데 개혁·개방·인구·토지의 4대 보너스를 누린 주룽지가 깜빡 잊고 빼먹은 것들이 있다. 개혁의 이름으로 국유기업을 과감히 정리한 건 좋았는데 그 과정에서 3천만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었다. 추락한 그들을 떠안았어야 할 사회안전망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사회안전망 자체가 개혁의 대상이 되어 해체됐다. 그 결과 중국 정부는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시위가 천안문 때처럼 폭발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게 지켜봐야 했고, 소비 의향 위축으로 인한 고질적인 내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광고개방의 이름으로 외국 기업에 문호를 연 것은 좋았는데, 중국 기업들의 자주적인 혁신 능력은 도태됐다. 중국은 일찍이 1990년대에 집적회로, 즉 반도체 부문의 자립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주룽지는 별로 가망이 없어 보이는 그 프로젝트를 유야무야 정리해 버렸다. 계획경제 시절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던 중국과학원은 시피유(CPU) 개발에 도전하자는 내부 목소리도 눌러 버리고 외국 부품 조립 피시(PC) 판매에 만족했다. 시장을 개방하면 훌륭한 기술을 지닌 외국 기업이 알아서 들어올 테니 굳이 자주적으로 기술개발을 할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인구가 풍부하고 농민공이 많은 건 좋았는데, 결국 농민공의 처우 개선 문제는 사회 안정의 핵심 과제로 다음 지도부가 떠안아야 했다. 또 거의 공짜로 토지를 판매하고 사용하던 때는 좋았는데 부동산 보유세를 빼먹는 바람에 과잉 개발의 부작용을 시진핑이 치르고 있다.어떤가. 4대 보너스가 실은 공짜가 아니었던 것이다. 주룽지가 누렸던 네 가지 위에서 중국은 성장했고, 주룽지가 빼먹은 네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날까지 중국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주룽지 총리가 누린 네 가지, 놓친 네 가지 [세상읽기]
최필수 |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지난 12일 별세했다. 그의 업적은 눈부시다. 그가 재임하던 동안 중국은 높은 성장률과 안정된 물가라는 모든 경제학자들이 꿈꾸는 이상을 실현했다. 이렇게 눈부신 그의 업적은 그의 개인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