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상당수 평발 환자에게서 증상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는 시기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는 60~70대 이후다. 게티이미지뱅크 광고70대 여성 환자가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며 진료실로 들어왔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통증은 발바닥(아치)과 발등, 바깥쪽 복사뼈 아래(족근동), 아킬레스건까지 넓게 퍼져 있었다. 환자는 여러 병원에 다니며 수십 차례 주사 치료를 받았고, 치료 후 한두 주 반짝 증상이 좋아졌지만 이내 재발했다. 이제는 걸을 때마다 발이 쑤시고 아파서 좋아하는 외출조차 버거운 상태였다. “선생님, 제가 평발인 건 평생 알고 살았는데… 왜 나이가 들어서 이렇게 온 발이 다 아픈 걸까요?” 진료실에서 환자를 맨발로 세워 체중이 실릴 때 발 아치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관찰했다. 예상대로 발의 안쪽 아치는 심하게 무너져 지면과 붙어 있었고, 한 발 서기 검사에서는 넘어질 듯 불안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오랜 기간 방치된 탓에 단순 힘줄염을 넘어 신경 통증까지 동반된 만성 통증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체중을 디디지 않을 때조차 통증이 찾아와 수술을 하더라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나는 평소 평발 환자들에게 설명하듯 조심스럽게 치료 방법을 안내했다.광고 “어머님처럼 증상이 심한 평발의 근본적인 치료는 뒤꿈치 뼈(종골)의 모양을 바꿔서 발 모양을 바로잡는 교정 수술을 하는 것인데, 아쉽게도 어머님은 통증이 너무 오래되어 신경 통증까지 발생한 터라 수술을 해도 결과가 완벽할 것이라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환자는 깊은 한숨을 쉬며 답했다. “평발도 수술이 되나요? 50대에라도 알았으면 진작 수술했을 텐데… 이제는 겁도 나고 결과도 장담 못 한다니 그냥 포기할래요. 이대로 쓰다가 빨리 가버려야죠.”광고광고 환자가 진료실을 나서는 뒷모습을 보며 한없이 막막해졌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진짜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활동을 안 아프게, 잘하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나는 늘 근본 원인을 적극적으로 고치는 치료를 지향하지만, 이렇게 만성 통증으로 굳어진 70대 환자들을 마주할 때면 의사로서 깊은 무력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성인 평발의 본질은 ‘매우 유연한 발’ 그 자체다. 인대는 강직도가 낮아 잘 늘어나는 ‘유연한 용수철’과 같아서, 체중을 받치고 힘을 쓰기에 메커니즘상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젊을 때는 괜찮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아플까? 답은 ‘근육’에 있다. 젊고 근육 힘이 좋을 때는 걸어 다니거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도 주변 근육들이 무너지려는 내측 아치를 기어코 붙잡아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근육이 약해지고 인대마저 느슨해지면, 마침내 견디다 못한 구조들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발목 안쪽 힘줄염, 족근동 통증, 아킬레스건염 등이 연쇄적으로 터져 나온다. 결국 이 수많은 통증은 별개의 병이 아니라 ‘평발’이라는 구조적 원인에서 파생된 결과물이다. 뿌리인 발 모양은 둔 채 통증 부위에 주사만 놓는 것이 임시방편에 그치는 이유다.광고상단: 정상발 엑스레이 사진, 하단: 평발 엑스레이 사진 수술적 치료 VS 비수술적 치료 … 평발 치료는 어떻게?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족부족관절학회를 주축으로 평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개념이 명확히 정리되었는데, 성인 평발을 ‘진행성 족부 붕괴성 변형(progressive collapsing foot deformity)’으로 정의하고 교정 수술의 좋은 결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수술해야 할지는 명확해졌으나, 실제 임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언제 수술하느냐’의 문제다. 뼈의 모양을 바꾸는 수술이기에 가장 이상적인 교정 시기는 뼈가 잘 붙고 합병증 위험이 극히 적은 10대 후반~20대 초반(수능 및 입시가 끝나고 군 입대 전)이다. 이때를 놓쳤다 하더라도 내 경험상 50대까지는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크지 않다. 실제로 한쪽 발 수술 후 1년 뒤 금속을 제거할 때, 환자가 먼저 “반대편 발도 마저 수술해 주세요”라고 요청할 만큼 회복 후 만족도가 매우 높은 수술이다. 문제는 상당수 환자에게서 증상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는 시기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는 60~70대 이후라는 점이다. 물론 평소 건강 관리를 잘하신 70~80대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할 경우 수술적 교정이 가능하고 대부분 잘 회복하시지만, 젊은 층에 비해 뼈가 붙고 회복되는 과정이 확실히 더디다. 평발을 교정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가 온전히 회복할 때까지 매 순간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비수술 치료로는 안쪽 아치를 받쳐주는 맞춤형 깔창과 발 주변 힘줄을 강화하는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발 모양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하지만, 증상이 발생하는 시기를 늦추고 조절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비수술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적극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분이라면 수술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보면 좋겠다. 적어도 수술이 가능한지 몰라서 선택의 기회를 놓치는 분은 없기를 바란다.광고 서재현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원장
나이가 들어서야 아파지는 평발, 조기 치료가 정답일까?
70대 여성 환자가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며 진료실로 들어왔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통증은 발바닥(아치)과 발등, 바깥쪽 복사뼈 아래(족근동), 아킬레스건까지 넓게 퍼져 있었다. 환자는 여러 병원에 다니며 수십 차례 주사 치료를 받았고, 치료 후 한두 주 반짝 증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