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게티이미지뱅크 광고 정성수 | 시인 요즘 문학 공모전 모집 요강에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작품은 응모할 수 없다’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창작의 순수성을 지키고 작가의 고유한 사유와 감성을 보호하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현실에서 문학만 인공지능을 배제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광고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에도 인간의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다. 인공지능 역시 이러한 기술 발전의 연장선에 있다.광고광고 문학에서도 인공지능은 작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을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자료를 조사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며, 초고를 구성하고, 문장의 표현을 다듬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창작 과정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인공지능이 좋은 작품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에게 ‘아버지에 대한 수필을 써 달라’고 지시하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평범한 글이 나오기 쉽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프롬프트이다. 프롬프트는 단순한 명령문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을 인공지능에 전달하는 창작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쓸 것인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지, 독자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할 것인지, 어떤 문체와 구성으로 표현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할수록 인공지능이 내미는 결과도 달라진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에는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능력이자 동시에 새로운 창작 역량이 될 수 있다.광고 예를 들어 아버지의 삶을 제대로 된 글로 쓰고 싶다면 새벽 출근을 위해 구두끈을 매는 모습, 닳아버린 구두 뒷굽, 차가운 새벽 공기와 지하철의 굉음 같은 구체적인 장면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버지의 마음을 연결하면 인공지능은 작가의 기억과 감성을 좋은 문장으로 구현해 준다. 프롬프트 속에 이미 작가의 체험과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만든 글을 그대로 복사해 자신의 작품처럼 제출하는 것은 창작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작가가 주제와 방향을 정하고,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초고를 만든 뒤 수 많은 반복을 통해 수정·보완하여 자신의 문체와 생각이 담긴 작품으로 완성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창작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키보드를 눌렀는가보다 작품에 어떤 생각과 감정, 경험이 담겨 있는가이기 때문이다. 문학의 역사도 새로운 도구와 함께 발전해 왔다. 붓과 먹에서 타자기와 컴퓨터를 거쳐 디지털 창작 환경에 이르렀다. 도구가 바뀌었다고 인간의 창의성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도구는 오히려 표현의 범위와 창작의 가능성을 넓혀 왔다. 인공지능 역시 그 연장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문학계는 이제 ‘인공지능을 사용했는가, 사용하지 않았는가’만을 기준으로 작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 인공지능이 작품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작가가 어떤 창의적 이바지를 했는지, 자신의 경험과 사유를 얼마나 충실하게 작품에 담았는지를 살펴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사용 자체를 금지하기보다 무분별한 복사와 대리 창작을 제한하고, 인간의 창의적 기여가 분명한 활용은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광고 인공지능은 문학의 적이 아니라 새로운 창작 도구이다. 붓이 화가를 대신하지 않고 카메라가 사진작가를 대신하지 않듯, 인공지능도 문인을 대신할 수 없다. 무엇을 말할 것인지, 어떤 삶의 모습을 담을 것인지, 독자에게 어떤 감동과 여운을 남길 것인지는 여전히 글을 쓴 문인의 몫이다. 인공지능은 그의 생각을 더 빠르고 넓고 깊게 펼칠 수 있도록 돕는 협업자일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인공지능의 활용 능력이다. 인공지능을 무조건 거부하기보다 인간의 사유와 감성을 중심에 두고 기술의 장점을 결합한다면 문학은 크게 발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시대의 문학이 지켜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창의성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되 인간이 중심이 되는 창작이야말로 문학이 추구하고 나아갈 방향이다. 인공지능은 작가를 대신하는 테크닉이 아니라 상상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야 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씨앗을 뿌리고 가지를 넓힐 때, 문학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