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미국 위스콘신주 주지사 민주당 경선에 나선 프란체스카 홍 후보가 투표일인 11일(현지시각) 오전 매디슨의 워너파크 내 ‘레인보 셸터’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매디슨/김원철 특파원 광고그의 왼쪽 팔뚝에는 무궁화 세 송이 문신이 새겨져 있다. 그중 한 송이의 꽃봉오리 안에는 위스콘신주 지도가 들어가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인 자신을 압축해 보여주는 문신이다.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올해 새겼다. 프란체스카 홍(37) 위스콘신주 민주당 주지사 경선 후보는 11일(현지시각) 한겨레와 만나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당선되면 위스콘신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이자 미국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가 되는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자 큰 책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각·한국시각 오후 9시) 시작된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 투표는 오후 8시(한국시각 12일 오전 10시) 끝난다. 홍 후보는 막판 여론조사에서 2위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고 있지만, 접전이 펼쳐질 경우 최종 결과 발표는 이튿날로 넘어갈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위스콘신 전역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을텐데, 유권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던가요? 당신이 무엇을 대변해주기를 원하던가요? “그들은 두렵고, 지쳤다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이 열심히 일하는 만큼 정부도 상황을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공립학교에 재정을 제대로 지원하는 것, 지방정부가 응급의료서비스와 도로 보수, 공공도서관 지원 같은 필수 프로그램과 서비스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의료비가 더 비싸지고 보육비가 더 비싸지면서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그저 간신히 살아가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광고프란체스카 홍(37) 위스콘신주 민주당 주지사 경선 후보가 11일(현지시각) 한겨레와 만나 왼쪽 팔뚝에 새겨진 무궁화 세 송 문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 한 송이의 꽃봉오리 안에는 위스콘신주 지도가 들어가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인 자신을 압축해 보여주는 문신이다. 매디슨/김원철 특파원 ―당신이 말하는 보편적 보육, 공립학교 지원 확대, 모두를 위한 의료보험 등의 정책 중 상당수는 한국에서는 보수 정부가 시행한 것들입니다. “(웃으며) 우리가 확인하고 있는 것은 많은 사람이 결국 매우 비슷한 것을 원한다는 점입니다.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을 돌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보육비가 더 저렴해지고, 학교에 충분한 재정을 지원하고, 공정한 세금 제도를 만들어 도로나 도서관처럼 우리 모두가 이용하는 것들을 고치는 데 더 많은 돈이 쓰인다면 사람들은 더 많은 경제적 안정과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모두의 삶이 나아질 것입니다. 보수적인 나라들조차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아직 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답답한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과 특혜, 억만장자를 우선하는 정부에 맞서 싸우고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광고광고 ―경선에서 승리하고 오는 11월 본선에서도 당선된다면, 향후 민주당의 경합주 전략, 특히 2028년 대선 전략에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스콘신주에는 깊은 진보주의의 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2016년 샌더스 상원의원이 이곳 72개 카운티 가운데 71곳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힐러리 클리턴 후보와 맞선 민주당 경선) 이 주 전역의 노동계급 유권자들은 어디에 살든,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정책에는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전략의 핵심은 지금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세입자이고 싱글맘이라는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그것이 사람들이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를 제가 더 잘 보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략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투자하고, 더 많은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직화에 힘을 쏟아 강력한 현장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입니다.”광고 ―본선에서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들도 끌어와야 할 텐데, 어떤 전략이 있습니까. “우리는 이미 그런 유권자들을 끌어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제기하는 여러 사안은 진영을 넘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마을에서는 공립학교가 지역의 가장 큰 고용주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공동체의 중심인 공립학교의 재정이 줄어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주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편 가르고 대립시키는 정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립학교에 충분한 재정을 지원하고,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며, 초부유층과 거대 기업에 세금을 더 부담시키자는 이야기를 하면 과거 트럼프에 투표했던 유권자들과도 대화가 됩니다. 그들 역시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분명한 입장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람들을 우리 운동에 참여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우리의 비전이 자신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경선에서 승리하면 본선을 위해 정치적으로 조금 더 중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중도가 계속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잖아요.(웃음) 지금 중요한 것은 좌냐 우냐가 아닙니다. 설거지 노동자와 엄마들, 간호사들, 농부들처럼 불공정하게 짜인 경제 시스템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우리 주가 억만장자와 거대 기업에 좌우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시민이 아니라 억만장자와 기업에만 답하는 티파니(유력한 공화당 주지사 후보) 같은 정치인들에게 맞서야 합니다.”광고 ―한국계 이민자의 딸로서,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것이 정치적 시각과 정책 우선순위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그런 환경에서 자란 경험이 제 가치관을 만들었습니다. 희생의 의미를 이해하고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것, 어른을 존중하고 모든 아이를 함께 돌보는 것이죠. 그런 가치들이 지금의 저를 공감할 줄 알고, 이해심이 있으면서도 결단력 있는 지도자로 만들었습니다.” ―당선되면 위스콘신 최초의 여성 주지사이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주지사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한인 사회에 어떤 의미일까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자 막중한 책임이 될 것입니다. ‘최초’가 된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이 정치에 진출하고 대표될 수 있도록 길을 넓혀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초가 마지막이 된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 길을 계속 넓혀갈 것입니다. 이민자의 딸이라는 것,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도 계속 보여주고 싶습니다.” ―팔에 있는 무궁화 문신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입니다. 그 안에 위스콘신주의 윤곽을 넣었습니다. 사실 저는 자라면서 한국계라는 사실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지는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자라다 보면 사람들이 나를 무엇보다 먼저 미국인으로 봐주기를 바라게 되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제 한국계 미국인 정체성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매디슨(미국 위스콘신주)/글·사진 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