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게티이미지뱅크 광고 김해동 |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 세계기상기구(WMO)는 금년도 세계 기상의 날에 ‘지구 기후는 점점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산업 혁명 이래로 지구에 과도하게 축적된 온실가스가 만들어낸 잉여 열로 인해 기후가 종잡을 수 없는 양상을 보이는 기후 붕괴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었는데, 올해 여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광고 6월 중순부터 서유럽에서 살인적인 폭염이 시작되었다. 대서양 고기압(버뮤다 고기압)이 이상 발달했고, 그것이 사하라 사막에서 만들어진 뜨거운 공기를 이베리아 반도와 그 너머로 이동시킨 탓이다. 그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46도를 넘겼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기상관측 역사상 신기록인 40도를 넘었다. 서유럽 폭염과 거의 동시에 북미 서부 지역에서도 2021년에 이어서 5년 만에 서유럽에 못잖은 폭염이 나타났고, 캐나다와 미국에서 감당할 수 없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번 폭염의 원인도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남쪽의 뜨거운 공기가 제트기류를 고위도로 밀어 올려서 만들어낸 ‘열돔’이었다. 폭염은 동아시아와 중동, 남아시아 그리고 북극권에서도 역대 관측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대단했다.광고광고 폭우 사건도 놀라웠다. 건조지대인 미국 텍사스에서 7월13~15일에 걸쳐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00㎜의 폭우가 쏟아졌다. 피크 땐 한나절 만에 250㎜가 내렸고, 강물 수위는 9m나 치솟았다. 마을이 침수되고, 100여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이런 무서운 폭우는 방글라데시 남동부에서도 나타나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동아시아도 예외가 아니었다. 금년도 장마 시기에 도쿄의 누적 강수량은 역대 최대였고, 일본과 한국은 좁은 영역에 폭우가 집중되는 선상 강수대가 기승을 부려서 적잖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났다.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극한 기후 현상의 직접 원인은 제트기류의 이상 경로에 있는데, 그것은 지구 온난화로 저위도 해상과 극지방이 모두 고온화된 탓이다. 온실가스가 만들어 내는 막대한 양의 열이 빙하를 녹이고, 땅과 공기와 해양에 저장된다. 매년 해양에 저장되는 열의 양(전체의 약 91%)은 전세계가 소비하는 총열량의 18배에 이른다. 그 결과로 상상도 못 한 극단적인 기후, 그 시기에 그곳에서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특이한 기후, 하루 사이에도 폭염과 한파를 오가는 돌발적인 기후가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 이젠 기후 위기를 넘어서 기후 붕괴의 시대라는 한탄마저 나온다.광고 그럼에도 여전히 전세계의 기득권층은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고 열을 내뿜을 에이아이(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팹을 대대적으로 만들어 가려는 욕망을 시작으로 더욱 거대한 경제성장에 목말라 있다. 지구의 지속 가능한 장래를 염원하는 기후 시민은 오래전부터 경제성장 일변도의 세상을 바꾸어 낼 마땅한 대안과 힘이 없음에 애간장을 태웠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기후 시민들의 이런 마음고생을 알아챘고, 크게 우려해 왔다. 지난 2022년에 유엔인간환경회의 50돌을 기념하여 열린 스톡홀름 콘퍼런스에서 세계보건기구는 ‘기후 변화와 정신 건강’ 정책 브리핑을 통해 이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기후 위기 문제의 심각성은 알지만, 그걸 멈추게 할 마땅한 방도가 없는 전세계 기후 시민들이 극심한 정서적 고통과 우울증, 무력감을 경험하면서 육체의 건강마저 파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제 기후 시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최악의 선택은 자포자기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기후 시민들이 서로 말을 건네고, 손을 잡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이 지구의 기후를 지켜내고,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지켜낼 최후의 보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