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전경철씨와 아들 제원씨. 전경철씨 제공 광고“제 사연까지 기억하길 바라는 건 사치 같고요. 전시를 보며 과거 조상들의 상차림과 족보는 어떠했는지,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 시대의 질서 속에서 100년 넘게 살아온 선대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경철(64)씨는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충남 공주시 중동 충청남도역사박물관 2층 상설전시실에 전시된 자신의 기증 유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유물 수집가도 아니고 부유하지도 않은 ‘보통 사람’으로 살아온 전씨가 박물관 한쪽 공간을 채우게 된 데는 아픈 개인사가 배경에 있다.‘피터 팬 아버지’ 전경철씨가 충남 공주시 중동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 전시된 기증 유물과 영상을 지난달 31일 바라보고 있다. 충청남도역사박물관 제공 전씨는 ‘피터 팬 아버지’로 알려진 사람이다. 홀로 키운 20대 아들은 자폐성 장애 1급이다.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 피터 팬이 생각난다며 아들에게 이런 애칭을 붙였다. 지난 3월 지상파 프로그램을 통해 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가 아들을 돌봐줄 시설을 찾아 헤매는 사연이 알려졌고, 이후 충북의 한 발달장애인 자립 시설에서 아들을 받아주는 ‘기적’이 일어났다.광고 충남역사박물관은 이달 1일부터 전씨가 기증한 정선 전씨 제례용품 10여점과 족보, 전씨가 쓴 에세이 ‘안녕, 피터팬’을 전시하고 있다. 2층 상설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공간에 전씨 집안의 흔적을 모아뒀다. 관람객은 왼쪽부터 이어지는 안내 동선에 따라 충남의 시대별 역사와 조선시대 기록, 생활 문화 전시까지 둘러본 뒤 마지막에 전씨네 유물을 만나게 된다. 유물 뒤쪽으로는 전씨와 아들의 사연이 소개된 방송 프로그램 영상이 나온다. 박물관은 전씨와 그 아들에게 포스트잇으로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참여형 콘텐츠도 만들 계획이다.‘피터 팬 아버지’ 전경철씨가 기증한 정선 전씨 제기와 제기함, 족보가 충남 공주시 중동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김중곤 기자 전씨는 아들이 시설에 입소하며 ‘자립’의 길로 들어선 이후 집안의 제례용품 등 유물을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5대 장손인 자신을 이어 제례를 맡을 사람이 사실상 없는 가운데 집안의 역사가 담긴 물건을 귀하게 여길 곳에 맡기고 싶었다는 것이다. 전씨는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도 생각했지만 아버지라면 당연히 우리가 뿌리내리고 살았던 공주를 희망했을 것”이라며 충남역사박물관에 기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씨의 선대는 그의 고향인 세종시 장군면(옛 공주시 장기면)에서 대대로 살아왔다고 한다.광고광고 전씨는 여러 기증품 중 특히 제사상에 수저를 담아 놓는 놋그릇인 시접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강제 수탈로부터 시접을 지키는 것이 모든 종가의 정신을 지키는 일이었다는 말씀을 할머니께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며 “5대에 걸쳐 약 150년 동안 사용해온 시접은 특히 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제례 후 박물관에서 시접 등을 가져갔을 땐 마음이 허전했는데 전시된 모습을 보고 크게 위로받았다”고 덧붙였다.충남 공주시 중동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 ‘피터 팬 아버지’ 전경철씨가 기증한 정선 전씨 제례용품과 족보가 전시돼 있다. 뒤쪽에선 전씨와 아들의 사연이 담긴 영상이 나오고 있다. 김중곤 기자 충남역사박물관은 ‘피터 팬 아버지’이자 집안의 5대 장손인 전씨의 이야기에 주목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더는 제례를 지내지 못하며 쓰임을 다할 뻔했던 유물(留物)이 시대상과 그때 사람들의 삶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유물(遺物)로 되살아난 것이다. 이경복 충남역사박물관장은 “문화재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을 기증해줬으면 한다. 나중에 이야기로 모여 박물관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전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광고 전씨는 지난해 4월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나 다행히 삶이 ‘연장’되고 있다. 그는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들과 같은 발달장애인이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시설, 이른바 ‘네버랜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는 소망도 밝혔다. “비영리 사회복지법인 ‘피터 팬 재단’을 세우고 재단을 통해 수많은 피터 팬을 위한 네버랜드가 한곳이라도 지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 김중곤 기자 kgony@hani.co.kr
시한부 ‘피터팬 아버지’의 특별한 유물 전시…“네버랜드 만들고파”
“제 사연까지 기억하길 바라는 건 사치 같고요. 전시를 보며 과거 조상들의 상차림과 족보는 어떠했는지,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 시대의 질서 속에서 100년 넘게 살아온 선대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경철(64)씨는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