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이양면 품평리 논에서 일하는 농민을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화순군 폭염드론예찰단 제공광고“어머니~ 제 목소리 들려요? 들리면 손 흔들어주세요.”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이양면 품평리 논밭 50~70m 상공에서 ‘어머니’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퍼졌다. 논에서 잡초를 뽑던 허리가 구부정한 어르신이 드론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용희(47) 화순군 폭염드론예찰단 단원은 드론 조정기 화면으로 그 손짓을 확인한 뒤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더운께~ 들어가셔야 돼.” 드론에 달린 마이크로 귀가 요청 방송을 한 것이다. 김씨는 “한낮 땡볕에 어르신이 혼자 계시면 집에 돌아가실 때까지 방송할 때도 있다”고 했다.폭염경보 4일차인 이날 화순의 낮 최고기온은 35도까지 올랐다. 그늘에서 드론 조정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숨이 턱턱 막혔다. 5명씩 이뤄진 4개조로 꾸린 드론예찰단은 이날 고추밭과 깨밭에서 일하던 농민들은 물론, 건설노동자까지 10명을 발견해 설득한 끝에 5명을 귀가시켰다. 예찰단원 박인철(57)씨는 “저희는 논밭에서 어르신을 한명도 발견하지 않기를 바라며 드론을 띄운다”고 했다.광고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폭염드론예찰단이 지난 4일 오전 11시30분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화순읍 개미산 전망대에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예찰단 운용 드론들 중 일부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최신형이다. 농민들의 온열질환 사망 예방에 드론이 아주 유용하다고 보고 6월에 드론 3대와 배터리를 새로 장만했다. 신형 드론의 장점은 150m 상공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람을 포착해낸다는 것이다. 이후 카메라를 당겨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폭염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드론을 접근시켜 “현재 폭염경보가 발효 중입니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실외 활동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 소리가 크게 들리게 한다. 그러면 ‘알았으니 이제 가라’는 뜻으로 드론을 향해 손짓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박씨는 “드론을 쓰면 차로 이동하기 어려운 지역도 점검이 가능하다”며 “특히 민가 주변 조그만 밭에서 혼자 일하는 취약한 분들을 발견하기에 좋다”고 했다. 집과 가까우니 안심하고 혼자 나왔다가 폭염에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김필원 화순군 자연재난팀장은 “어르신들은 더위를 느끼는 감각이 무뎌 당신들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논밭에 나오시곤 한다”며 “보온병이나 아이스박스에 물을 챙기지도 않아서 물 자체를 드시지 못한다”고 했다. 드론예찰단은 냉수를 전달하며 귀가 요청을 하기도 한다.광고광고예찰단은 주의보와 경보 등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 활동한다. 지난달 10일 활동을 시작해 주말도 없이 드론을 띄웠다. 4개조가 화순군 13개 읍면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살핀다. 4일까지 333명을 발견해 131명을 귀가시켰다. 이는 화순군 도곡면 주민들의 드론 동호인 단체인 ‘드론축구단’이 약간의 활동비를 받으며 수고하기에 가능했다. 역시 대부분이 농민인 예찰단원들은 새벽과 아침에는 농사를 짓고 낮에는 봉사 활동에 나선다.드론은 다른 지역에서도 농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쓰인다. 경기 이천과 안성, 경북 포항 등에서도 운용된다. 김 팀장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드론 예찰 계획을 세워도 운용해줄 분들을 구하기 어려워 실행하기 어려워한다”고 했다. 화순군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기후재난 대응 우수 지자체 선정 평가’ 폭염 대응 분야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기민도 기자 ke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