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7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길가에 나와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광고재난 수준의 폭염이 계속되면서 온열질환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의 경우 집 안에서 온열질환으로 숨지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비용이 높아 냉방시설을 따로 갖추기 어려운 취약계층이 많기 때문이다. 쪽방이나 고시원 같은 ‘비적정 주거지’를 대상으로 적극 행정을 펼쳐, 적어도 집 안에서 더위를 피하지 못해 사망하는 사람이 없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서울시 자료를 보면, 2023∼2025년 서울의 온열질환자는 815명인데, 이 중 집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경우는 15.5%였다. 길가(31.4%), 실외 작업장(20.7%)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같은 기간 전국 통계의 경우, 집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네번째로 많은 8.8%였다. 비율로 보면 서울이 전국 평균보다 두배 가까이 많다. 같은 기간 질병관리청 통계에서는 서울 지역 온열질환 사망자 6명 중 3명이 집에서 의식을 잃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바깥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다.서울시는 주로 쪽방 주민을 대상으로 냉방용품, 목욕탕 이용 등을 지원하는데 대책이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이마저도 사각지대가 많다. 서울시장이 정한 밀집지역에 사는 경우만 쪽방 주민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고시원 같은 열악한 주거지는 애초에 대상이 아니다. 서울시만이 아니라 정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9월 국무총리와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기후위기에 취약한 비적정 주거 유형을 법과 제도로 명확히 정의하라”고 권고했지만, 정부가 이행했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다. 폭염뿐 아니라 폭우나 한파 등 기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거처인지 가늠할 지표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인권위의 권고가 아니더라도, 기후위기가 일상화한 시대에 사회적 약자가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기존 주택의 주거 품질에 대한 규제와 지원이 거의 없다. 규제는 대부분 신축 주택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수십년 전에 지어진 기존 주택에서 수재와 화재 등으로 인한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제 기후재난까지 덮치고 있다. 재난이 주거 취약계층을 찾아내기 전에 사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제공하는 주거급여 제도를 주거 품질 기준과 연계하는 등 취약계층의 주거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