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레오폴드 아셴브레너. 엑스(X) 갈무리 광고지난 주말,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와 자본시장이 주목한 화제의 결혼식이 열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안 마을 카멜에서다. 이날 웨딩 마치를 울린 건, 미국의 신생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창업자인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다. 그는 유명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비서실장인 아비탈 발위트와 가약을 맺었다. 이들의 결혼식이 관심을 끈 것은 아셴브레너가 최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인공지능·반도체주 폭락과 폭등을 부채질한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불과 24살인 그가 전 세계 증시를 들어다 놓았다는 얘기다.광고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누구? 아셴브레너는 독일 베를린에서 자랐다. 15살에 미 컬럼비아대에 입학했고, 2021년 19살 나이에 경제학·수학통계학 학사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미래 인류를 위한 실용주의적 사회 운동을 표방한 ‘효과적 이타주의(EA)’ 활동에 참여하며 실리콘밸리 및 인공지능 업계의 거물들과 인맥을 쌓았다. 그는 이 운동의 지지자였던 가상화폐 거래소 에프티엑스(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의 자선단체(FTX 퓨처 펀드)에서 일했다. 배우자도 여기서 만났다.광고광고 아셴브레너는 에프티엑스가 금융 사기 혐의로 파산하며 2023년 오픈에이아이에 합류했다. 인공지능의 폭주를 막는 업무를 맡았으나, 정보 유출 혐의로 2024년 해고됐다.레오폴드 아셴브레너의 에세이 표지. 에세이 갈무리 그를 인공지능 업계와 자본시장의 ‘슈퍼스타’로 만든 것은 2024년 6월 공개한 165쪽짜리 에세이 ‘상황 인식 : 향후 10년’이다. 이 에세이에서 아셴브레너는 인공지능 기술의 초고속 발달로 2027년 인간 수준의 인공일반지능(AGI)이 등장하리라 예상했다. 또한 이로부터 수년 내에 인공지능의 자가발전으로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광고 ■아셴브레너가 왜 AI주 폭락을 부채질했나? 아셴브레너의 에세이가 유명세를 타자, 시장의 돈이 몰렸다. 2024년 그가 만든 헤지펀드의 투자 전략은 단순하고 선명했다. 자신의 에세이에서 인공지능 확산의 걸림돌(병목)로 지목한 전력·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 인프라 관련 주식에 이른바 ‘몰빵’ 투자를 하는 것이다. 금광(인공지능)에서 곡괭이 장사(관련 인프라)로 돈 벌겠다는 발상이다. 인공지능 붐을 타고 펀드 수익률이 천정부지로 뛰자, 아셴브레너는 ‘인공지능 업계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렸다. 펀드 설립 이후 누적 수익률이 1천%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의 성공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열광적인 추종자들을 만들었고, 그의 펀드 투자 내역은 마치 성경처럼 분석됐다”고 했다. 펀드 운용 자산은 수억달러에서 450억달러(약 65조원)로 불어났다. 문제는 그의 투자 방식이 분산 투자 없이 대규모 차입금을 끌어다 쓴 ‘초고위험 투자 전략’이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펀드는 시장에서 최대 4배의 레버리지(지렛대)를 일으켰다. 자본금 1달러당 투자은행으로부터 3달러를 빌려서(1달러에서 4달러로) 전체 투자 규모를 불렸다는 의미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광고 그러나 7월 들어 인공지능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펀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은행들이 아셴브레너 펀드의 주식 대출에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증거금 추가 요구)을 실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빚 상환 목적의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펀드의 주식 매도와 이 기회에 주가 하락으로 한몫 잡으려는 경쟁사들의 공매도가 맞물리며 증시 전반의 하락 폭을 키웠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펀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공시한 올해 3월 말 기준 투자 내역을 보면, 펀드는 인공지능 관련 메모리·인프라 등 실물 주식 외에 적잖은 금융 옵션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엔비디아, 브로드컴, 에이엠디(AMD)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수익을 얻는 ‘풋옵션’(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확보했다. 주가 하락 시 풋옵션 매수자는 미리 정해놓은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권리를 갖는다. 주가 하락의 ‘방패막이’(헤지 수단)가 전혀 없진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순식간에 밀려든 대규모 ‘빚투’의 손실과 빚 상환 압력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셴브레너의 펀드는 앞서 지난달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 때 다른 펀드 2곳과 함께 70억달러(약 10조1천억원) 규모 매입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펀드의 투자 내역이 공개된 올해 3월 말 이후 반도체 등 인공지능 관련 실물 주식의 빚투를 대폭 확대하며 시장 변동성에 더 취약해졌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에스케이(SK)하이닉스 제공 ■이 사태는 어떻게 수습됐나? 미 월가에선 “이 사람에게서 전화가 오면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속설이 있다. 710억달러 규모 헤지펀드인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를 일컫는 말이다. 부실 자산 ‘헐값 인수’에 도가 튼 시타델이 이번에도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시타델 경영진은 7월29일(현지시각) 아셴브레너 쪽과 협상을 시작해 30일 증시 개장 전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펀드가 보유한 160억달러 규모 상장주식을 시가보다 10% 넘게 싼 가격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시장 관계자들은 이 거래가 AI 관련 주식의 대규모 매각을 막고 최근의 급락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는 인공지능 관련주의 투매를 막는 시장 안정의 신호탄 중 하나로 여겨지며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증시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아셴브레너는 지난 30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빚투를 중단하고 펀드는 계속 운용하겠다고 했다. 그의 펀드가 보유한 자산은 아직도 앤트로픽 지분 등 100억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몰빵 빚투’의 위험성과 인공지능 관련 시장의 변동성 위험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글로벌 AI·반도체주 흔든 20대 천재의 ‘빚투’
지난 주말,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와 자본시장이 주목한 화제의 결혼식이 열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안 마을 카멜에서다. 이날 웨딩 마치를 울린 건, 미국의 신생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창업자인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다. 그는 유명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