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게시판. 연합뉴스 광고 황보연 | 기획·영상부국장광고 지난 5월 미국 애리조나대 졸업식에서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부상’에 대해 연설하던 중이었다. 슈밋은 “일자리가 증발한다는 청년 세대의 두려움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학생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진 못했다. 대형 음반사 ‘빅머신 레코드’ 시이오는 인공지능과 음악산업 변화에 관해 연설하다가 미들테네시주립대 졸업생들의 야유를 받았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70%가 인공지능을 취업의 위협 요인으로 인식했다. 기업 시이오들은 ‘인공지능을 받아들이고 그것으로 혁신하라’고 하지만 학생들에겐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전혀 모르는 ‘눈치 없는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이라고 사정이 다를까. 한국노동연구원의 ‘인공지능과 노동의 공존’ 보고서에는 의미심장한 대목이 나온다. 인공지능 도입이 일터 내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인데, 부장급 이상 관리자와 50대 직원들은 인공지능이 ‘재미와 혁신의 도구’라는 인식이 강한 반면 대리급 이하와 20대의 경우 그런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재량권이 큰 고연차·관리자급에겐 인공지능이 지루한 반복 업무를 제거하고 창의적 과업에 집중하게 하지만, 업무 장악력이 낮고 자율성을 발휘할 여지가 적은 저연차에겐 자신의 미숙련을 대체할지도 모르는 위협 요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광고광고 이처럼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저연차 직원들이 해오던 ‘정형화된’ 업무는 인공지능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선 “신입을 뽑아도 시킬 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 5월 기준 청년 취업자는 한해 전보다 25만5천명이나 줄었는데 특히 청년 선호도가 높은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업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삼성전자는 직원 한명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몇명분의 업무를 처리하는지 평가한다고 밝혀 ‘인력 감축 수순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은 인공지능 투자를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리면서도 인력은 줄이고 있다. 반도체 기업 초호황으로 주가가 폭등하고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이를 체감하는 청년들은 극소수다. 삼전닉스 직원들이 연 6억~7억원의 성과급을 보장받은 초고연봉 집단으로 올라선 동안, 대다수 청년은 중동전쟁 여파로 더 좁아진 채용문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4755조원’이라는 삼전닉스의 투자 계획 발표도 청년들에게 안도감을 주긴 이르다. 구체적 실행 계획이 나와야겠지만 호남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이 곧바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업종 특성상 다른 제조업보다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당장은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토목·건설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광고 정부도 문제의식은 안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0일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을 요구한다”고 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업 이익과 재정 여력이 청년과 취약계층에 골고루 돌아가도록 정책적 상상력을 높이겠다는 말이었다. 여기서 상상력은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일 텐데, 구체적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반도체 기업 초과이윤 분배 논의 말고도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적잖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 일자리와 소득이다. 정부는 청년들의 일 경험, 인공지능 교육 등을 지원하는 ‘청년뉴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아무리 많이 개설하더라도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정부가 양질의 공공 돌봄을 구축하자는 제안(이주하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과 같은 새로운 고용전략이 필요하다. 사람의 신체와 감정을 보듬는 일인 돌봄은 인공지능이 따라잡기 어렵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에 맡겨진 돌봄의 공공성을 높이고 열악한 돌봄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면 양질의 일자리로 거듭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청년층도 유입할 수 있다. 모든 청년을 ‘하닉고시’에만 매달리도록 할 순 없지 않은가. 초과세수와 초과이윤이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whynot@hani.co.kr
‘역대급 호황에 걸맞은 상상력’, 청년일자리부터 [뉴스룸에서]
황보연 | 기획·영상부국장 지난 5월 미국 애리조나대 졸업식에서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부상’에 대해 연설하던 중이었다. 슈밋은 “일자리가 증발한다는 청년 세대의 두려움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학생들의 분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