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김종완 공정거래위원회 서기관이 지난 22일 세종 공정위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광고“복잡한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는 것 같았어요.”지난 5월 담합 사건 중 역대 두번째로 큰 과징금이 부과된 밀가루 담합의 전담조사팀장이었던 김종완 공정거래위원회 서기관은 지난 22일 세종 공정위에서 한겨레와 만나 조사 과정의 어려움을 이렇게 말했다. 당시 씨제이(CJ)제일제당과 대선제분 등 7개 제분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제과업체에 공급하는 밀가루 가격을 짬짜미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6710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설탕 담합 조사 중 밀가루 정황 포착 7개 제분사별로 팀 나눠 동시 조사 다른 업체 쪽 진술·자료로 교차 검증 “답변별 시나리오 등 전략 꼼꼼히 세워 통상 1년 걸리는데 네달 만에 해결”광고‘퍼즐 맞추기’는 조사 착수 단계부터 시작됐다. “밀가루 담합 조사는 공정위가 설탕 담합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두가지 담합 모두에 참여한 업체들을 통해 밀가루 담합 정황도 포착하면서 이뤄졌습니다.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현장조사 단계에서도 제분사별로 팀을 나눠 동시에 조사를 나간 직원들이 실시간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정보를 공유했던 것이 도움됐습니다. 제가 맡은 업체에서는 처음에 담합 사실을 부인했는데, 다른 업체 조사에서 확인된 증거를 제시하면서 부인해도 무의미하다는 취지로 설득해 협조를 끌어냈습니다.”김 서기관은 또 “각 업체 직원들의 카카오톡 대화, 이메일, 업무수첩 메모, 법인카드 영수증 등을 모아보니 ㄱ업체에서 확보한 증거로는 다른 제분사들과의 10차례 만남이, ㄴ업체 증거에서는 5차례 만남이 확인되는 식이었다”며 “업체 한곳의 증거로만 확인되는 만남에 대해서는 다른 업체 쪽 진술을 통해 교차 검증했고, 그 결과 최소 55차례 만났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광고광고제분사 직원들에게 진술을 받고 증거를 검증하는 과정에서는 그간 담합 사건을 조사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총동원했다고 한다. 통상 담합 조사에는 1년 이상 걸리지만, 이 사건은 이례적으로 4개월 만에 빠르게 해결했다. 그는 “진술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많았는데, 진술 한건을 받기 위해 답변 내용별 시나리오를 종일 준비했을 정도로 전략을 꼼꼼히 세웠다”며 “2006년에 밀가루 담합이 적발됐을 당시와 비슷한 패턴이 반복돼, 과거에 활용된 전략을 참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부동산 정보 교환한 4개 은행도 적발 “국민 생활에 영향 큰 사건 맡아 보람”광고김 서기관은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최소 736건에서 최대 7500건에 이르는 각 은행의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 정보 전체를 장기간에 걸쳐 서로 교환한 혐의와 관련해서도 전담 조사팀장을 맡았다. 공정위는 지난 1월 4개 은행에 대해 과징금 2720억원을 부과했다. 정보 교환 담합 금지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다. “엘티브이가 경쟁상 민감한 정보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 은행 내부 규정을 확보한 뒤 수천장에 걸쳐 깨알같이 적힌 규정에서 관련 내용을 찾고 증거를 수집했습니다. 팀원들이 모두 눈의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였죠.”김 서기관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9일 공정위로부터 특별성과 포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밀가루, 은행 엘티브이 등 담합 전담조사팀에 지급된 포상금은 총 1500만원이다.그는 두 사건을 조사하면서 “공정위의 역할이 국민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다시 느끼게 됐다”고 했다. “밀가루 담합 사건을 제가 담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주변에서 ‘이번에 공정위가 큰일 했더라’고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밀가루가 라면, 빵, 과자 등 먹거리의 핵심 원재료인 만큼 담합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만큼 국민 관심도도 높다는 점을 체감했죠. 은행 엘티브이 담합은 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에게 특히 영향이 컸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이런 사건을 맡을 수 있어 보람찼고, 앞으로도 공정위가 역할을 다하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김 서기관은 1996년 철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2004년 공정위로 전입했고, 대전지방공정거래사무소, 기업거래정책과, 경쟁정책과, 서비스업감시과 등을 거쳤다. 2020년 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최근 약 6년간은 카르텔조사국의 여러 과에서 담합 사건 조사를 담당해 공정위 내에서도 ‘담합 전문가’로 꼽힌다. 현재는 업무지원팀장으로 근무 중이다.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