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일러스트 김대중. 광고“벽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 심리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아무리 설명해도 상대는 자기 이야기만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결국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야”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게 관계는 조금씩 닫혀간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이다. 상담을 받아보면 내담자가 ‘벽’이라고 말한 상대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그 순간 정말 듣지 않은 사람은 누구였을까. 어쩌면 아무도 제대로 듣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익숙한 이야기는 쉽게 받아들이고, 낯선 이야기는 쉽게 밀어낸다. 그래서 갈등은 생각보다 단순한 곳에서 시작된다. 상대를 이해하려던 대화가 어느새 상대를 설득하려는 경쟁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둘 다 자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달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사람의 생각은 하나의 의견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살아온 시간과 경험, 상처와 자존심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판단을 만든다. 그래서 “내가 틀렸다”라는 말은 생각 하나를 수정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나를 조금 내려놓는 일처럼 느껴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의 말을 반박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기 생각을 의심하는 데는 서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소통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광고 앞서 말했듯 우리의 생각은 한순간의 느낌이나 판단이 아니다. 우리 안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그려진 마음의 지도가 있다. 어떤 사람은 세상을 먼저 경계하고, 어떤 사람은 먼저 믿는다. 누군가는 작은 위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웬만한 일은 웃으며 넘긴다. 그 지도는 누군가에게는 안전을,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을 먼저 가르쳐주었다. 어느 쪽도 정답은 아니다. 모든 성향에는 삶을 지켜준 이유가 있고, 동시에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그림자도 있다. 그래서 소통은 생각을 바로잡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지도를 잠시 펼쳐보는 일에 가깝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걷는 이유를 이해하는 순간, 대화는 설득이 아니라 만남이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태도를 ‘인지적 유연성’이라고 부른다. 내 생각을 조금 느슨하게 붙드는 일, 다른 가능성을 남겨두는 태도다. 벽처럼 느껴지는 대화 앞에 섰다면, 상대에게 묻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나는 지금 듣고 있는가. 아니면 대답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가. 용인정신병원 스마트낮병원 센터장
진정한 소통 위해 서로 ‘마음의 지도’ 펴보자 [건강한겨레]
“벽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 심리 상담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아무리 설명해도 상대는 자기 이야기만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결국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야”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게 관계는 조금씩 닫혀간다. 흥미로운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