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고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쟁의 대상이 광범위하게 확장돼 있어, 정부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노동계나 전문가들은 노동쟁의를 제한하는 방식의 기준은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취지에도 어긋나고, 노사 자율 원칙을 침해하는 등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 지시에 대해 “노란봉투법 취지 등을 설명하는 자료를 만들 것”이라며 “혼선이나 오해 등이 없도록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확대된 노동쟁의 범위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시행령, 지침 등) 방식은 다양하다.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동부 관계자도 “현재의 지침을 구체화해서 보다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광고 ‘노동쟁의 기준’ 논란이 불거진 것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지적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힌 것과 일부 대기업노조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흐름을 겨냥해 “쟁의 대상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영업이익 기반의 성과급에 대해선 “주주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지난 5월 삼성전자에 이어 이달부터 에스케이(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 지급을 놓고 교섭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 시행령과 대통령령, 시행규칙, 지침 등으로 미리 명확하게 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노동쟁의가 가능한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그 이외에는 쟁의를 제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광고광고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엔 노동쟁의 확대 내용이 담겼다. 기존엔 노동쟁의 대상이 임금과 근로시간·복지·해고 등 근로조건에 한정됐지만, 개정 노조법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노동부는 노란봉투법 해석지침과 ‘업무 참고자료’에서 “사업 경영상 결정 그 자체는 단체교섭(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근로조건의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 정리해고, 배치전환 등은 단체교섭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침과 참고자료에는 확대된 쟁의행위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이 담겨 있다. 정부가 쟁의 대상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환 한국노총 대변인은 “경영상 결정이 노동조건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건 되고 이건 안 된다고 제한하는 것은 노란봉투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노사 자율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노란봉투법을 통해 쟁의 대상을 넓혔는데, 시행령이나 지침, 가이드라인으로 이를 좁히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광고 정영훈 부경대 교수(법학)도 “교섭·쟁의 대상을 시행령 등으로 위임해서 시행하는 나라는 없다”며 “지침이나 가이드라인도 행정부가 노사 단체교섭에 개입하려는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