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팝아트 작가 카우스의 첫 국내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이 열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케이 전시장. 작가의 전형적인 인물 캐릭터들이 서로 붙잡고 몸싸움하는 모습을 검은빛 청동상으로 만든 신작 ‘막상막하’가 서 있다. 가까운 이웃이나 친구 사이에서 빚어지는 오해와 마찰, 긴장 등을 표상한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노형석 기자광고몸 전체가 퉁퉁 부풀어오른 두 사람이 맞붙었다. 몸싸움하며 다투는 몰골이 기괴하다. 눈동자 있어야 할 자리에 ‘XX’자가 있고 머리카락 없는 둥근 민머리에 몸 색깔은 온통 까맣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도통 짐작할 길 없는 두 사람이 상대방의 팔을 잡거나 얼굴을 팔로 짓누르며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소름이 끼치는 풍경이다.이 싸움판 작품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자리한 현대미술 전시 공간 스페이스케이(K) 서울에서 만난다. 23일부터 시작하는 미국 팝아트 스타 작가 카우스(KAWS, 본명 브라이언 도넬리·52)의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의 대표작으로 나온 청동상 ‘막상막하’(2026)다.1990년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애니메이터와 그라피티(낙서) 예술가로 시작해 XX자 눈을 한 특유의 인물 캐릭터 브랜드를 창안하면서 스포츠 패션 등 기업과의 협업 등을 거쳐 글로벌 팝아트 스타가 된 카우스가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 여는 전시다. 카우스의 대표 캐릭터가 등장하는 신작 회화와 조각 등 20여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가까운 친구와 이웃 관계 안에 공존하는 갈등과 긴장의 양상을 작가 특유의 조형 어휘로 형상화하고 있다.광고21일 개인전 언론 설명회에 나온 작가 카우스가 출품작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장 가장 안쪽에 내걸린 2015년 작 ‘생존기계’의 도판 이미지들이 그의 뒤로 보인다. 노형석 기자‘막상막하’에서 단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처럼 이번 전시는 작가 특유의 ‘첨’(CHUM) 캐릭터가 서로 뒤엉켜 다투는 모습을 표출한 조각·회화가 핵심이다. 울타리 친 마당, 크레용이 있는 그림방, 놀이터 같은 일상 공간을 배경 삼아 카우스 캐릭터상들은 서로를 붙잡고 밀어내며 쟁투하는 장면들을 빚어낸다. 기존 카우스의 캐릭터들이 주로 단독상으로 등장하면서 보여준 외로운 도시인의 내면, 공감과 위로를 낳는 몸짓과는 크게 다른 양상이다. 이들은 되려 친구와 이웃이 어울릴만한 장소와 상황 속에서 부딪치고 긴장하는 역동적 모습을 통해 디지털 초연결 사회인 오늘날도 다른 사람과의 오해와 마찰, 단절이 인간의 문제적 조건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카우스 특유의 대중적 캐릭터와 감각적 이미지가 여전히 매력을 뿜지만, 그가 생각하는 조형적 구상이 훨씬 섬세하고 관계와 삶의 조건을 짚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전시다. 물감을 흩뿌린 드리프팅 기법으로 점처럼 질감과 윤곽을 표현하며 캐릭터를 새롭게 구사하는 화면들도 나와 치열하게 화폭의 구성과 기법을 고민하는 작가의 작업 이면도 살펴볼 수 있다.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의 표면 아래 숨어있는 동시대 감수성을 건드리는 그의 진중한 작업세계를 살펴보는 기회다. 12월27일까지.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