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광고이준희 | 전국팀 기자 최근 수원지검이 보도자료를 하나 냈다. 경기도 한 경찰서 현직 경감이 돈을 받고 수배 정보를 유출했다는 내용이다. 경찰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해 이 경찰관이 정보 유출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혔다고 했다. 검찰은 “경찰은 계좌 내역도 확인하지 않았다”며 “적극적인 보완수사를 통해 뇌물 혐의를 규명했다”고 강조했다.경찰에서 반박이 나왔다. 경찰은 계좌 내역 압수수색을 막아선 건 오히려 검찰이라고 했다. 수사 때 피의자인 경감의 계좌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7개월치 내역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오히려 검찰이 ‘거래 내역을 장기간 압수수색할 상당성이 없다’며 반려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검찰의 영장 반려 때문에 한정된 계좌 내역만 확인할 수 있어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광고검찰의 잇따른 보완수사권 홍보도, 경찰 반발도 처음이 아니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보완수사권 관련 사건을 집중적으로 알려왔다. 지난해 말에는 ‘검찰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이 나오기도 했다. 창원지검은 보완수사로 141억원 규모 금융비리를 밝혔다며 8년 만에 사건 브리핑을 열었다. 이런 검찰의 행보에 경찰도 지난 4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반박에 나섰다.이렇게 양 기관이 충돌하는 등 보완수사권 논쟁이 뜨겁다. 검찰의 권한 남용 소지를 경고하며 폐지를 주장하는 쪽도 있다. 경찰 견제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지를 말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범죄, 아동학대 등 일부 범죄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존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백가쟁명이지만, 어느 쪽에서도 ‘검찰을 신뢰한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광고광고사실 검찰 단계에서도 피해자가 고통받는 경우는 많다. 수원지검은 지난 2월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관련자들을 기소했는데,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뒤 1년8개월이 지난 뒤였다. 당시 수원지검 관계자는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피해자 쪽 변호사는 한겨레가 ‘왜 기소가 이뤄지지 않는지’를 물은 뒤에야 검찰로부터 처음 전화를 받았다. ‘취재가 시작되자’ 1년8개월 만에 처음 피해자 쪽에 연락한 셈이다.당시 검찰은 기소 지연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오고 피해자 쪽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자 약 1주일 만에 대학 교직원 등을 기소했다. 공소장에 담긴 내용은 언론 보도와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진 사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피해자 쪽에선 검찰이 한신대 총장, 기획처장 등 윗선 수사와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생략하고 허겁지겁 기소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광고검찰이 보낸 보도자료들을 살펴봤다. 겉으로 보기엔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개별 사건이지만, 반복되는 주인공은 ‘유능한 검찰’이었다. 문제는 지금 시민들이 검찰 개혁을 말하는 이유는 검찰이 무능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시민들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검찰이라는 조직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12·3 내란이라는 초유의 사태 뒤 검찰정치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불기소 처분했던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사건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고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은 내란 가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연일 자화자찬이다. 검찰이 정말 보완수사권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반성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검찰은 보완수사권의 필요성만 강조할 뿐, 자신들이 왜 신뢰를 잃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검찰이 만든 이 파국에 대한 반성문 없이 유능함만 강조하는 모습은 염치없음을 넘어섰다. 보도자료를 받을 때마다 기이함마저 느껴지는 이유다. 시민들이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일조차 포기한 현실을 검찰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 무한한 불신 앞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검사가 있기는 한 걸까.givenhappy@hani.co.kr
보완수사권과 ‘유능한’ 검찰 [전국 프리즘]
이준희 | 전국팀 기자 최근 수원지검이 보도자료를 하나 냈다. 경기도 한 경찰서 현직 경감이 돈을 받고 수배 정보를 유출했다는 내용이다. 경찰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해 이 경찰관이 정보 유출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