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주변에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와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소리를 알리는 시민 긴급행동’을 열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광고“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소리를 기록하라!”2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앞에 하얀색 대자보 천을 판초처럼 걸쳐 입은 이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정병호’, ‘노병구’, ‘김문국’…. 대자보에는 일제강점기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됐던 이들 일부의 이름과 아픈 개인사가 빼곡히 적혔다.정병호는 1918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25살 되던 해에 사도광산으로 ‘연행’됐다. 막 걷기 시작한 딸을 두고, 함께 온 마을 사람 10여명과 함께 원치 않는 탄광 노동자가 돼야 했다. “(사도광산 노동자 기숙사인) 제4 상애료에 수용되어 착암기를 이용해 발파 구멍을 뚫는 등의 노동을 강요당했다. 해방 후 귀국했지만 3살이던 딸은 숨져 있었다. 아내는 행방불명이었다.”광고노병구는 1923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났다. 1941년 면사무소에서 사도광산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작업장은 탄광 내부 바위를 깨는 곳이었다. “갱내 추락사고, 승강기 사고, 누전 사고, 발파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있었다. 해방으로 귀환했다. 후유증으로 폐가 안 좋아 기침이 심했다. 청양에서 함께 동원된 이병준은 갱내 사고로 사망했다.”김문국은 191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40년 사도광산에 동원됐다. 광산에서는 암석에 구멍 뚫는 작업을 했는데 결국 진폐증을 얻었다. 귀국 후 진폐증으로 숨이 가빠서 이불을 접어 등에 기대면 겨우 숨을 쉴 수 있는 상태였으며 결국 40대에 사망했다. 생전 가족들이 그의 치료와 생계를 위해 논밭을 팔았고, 남은 것은 거액의 빚뿐이었다.광고광고이들처럼 기막힌 사연을 안고 사도광산에 강제 동원됐던 조선인이 확인된 이들만 1500명을 넘는다.이날 벡스코 주변에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소리를 알리는 시민 긴급행동’을 열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를 포함한 ‘전체 역사’를 기록하겠다는 국제사회와 약속을 아직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으로 고통받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사도광산은 비로소 인권과 평화를 전하는 인류 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광고지난 19일부터 벡스코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있는데 주요 안건의 하나가 사도광산 문제다. 일본 정부가 2024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조선인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자, 이에 대한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세계유산위원회는 올해 결정문 초안에서 “유산의 전체 역사에 대한 해설·전시 전략에서 진전은 있었지만 충분치 않다”며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 광산 개발의 모든 시기에 걸친 유산의 전체 역사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관련 진행 상황을 세계유산센터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향후 이행 보고서를 2027년 12월1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일본 쪽은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와타나베 류고 사도시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문 초안과 관련해 “(수정 반영을 권고한 게) 역사의 어느 부분이라는 건지도 적혀 있지 않다”며 “최종 심의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고 정부 및 니가타현과 협의해 적절한 대응을 해나가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일본 쪽의 불성실한 대응으로 2년째 파행을 겪은 사도광산 추도식에 대해서도 “추도식을 통해 (사도광산에서) 일했던 모든 분들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쪽도)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세계유산위원회 최종 결정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도쿄/홍석재 특파원forchi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