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저궤도에 배치된 우주 거울 상상도. 리플렉트 오비탈 제공광고미국 정부가 우주 공간에 거대한 거울을 띄워 해가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도 햇빛을 비추는 일종의 ‘인공 태양’ 실험을 승인했다. 환경 단체와 천문학계가 생태계 교란, 천체 관측 방해 등을 들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와중에 취한 조처여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6일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신생기업 ‘리플렉트 오비탈(Reflect Orbital)’이 지난해 10월 신청한 ‘에아렌딜-1(Eärendil-1)’ 시범 위성의 저궤도 발사를 승인했다.리플렉트 오비탈은 올해 안에 시범 위성 1기를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이 위성은 지상에선 소형 냉장고 크기에 불과하지만, 고도 625km 작동궤도에 도달하면 너비 18m의 정사각형 대형 거울을 펼친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이 거울에 반사된 태양광은 지름 4.8km에 이르는 지구 표면을 원형으로 환하게 밝힐 수 있다.광고이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1000기, 2030년까지 5000기 위성을 발사해 거대한 ‘우주 거울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2035년 5만기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발사할 우주 거울 중 가장 큰 것은 지름이 약 55m에 이른다. 이는 보름달 10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밝기의 빛을 지구로 보낼 수 있다.우주 거울을 이용해 밤에도 태양광 패널에 직접 햇빛을 쏘아줄 수 있다면 전력 생산 시간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리플렉트 오비탈 제공명분은 공익이지만…햇빛 파는 수익사업이 회사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벤 노왁은 우주 거울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태양광 발전은 해가 지면 전기를 생산할 수 없는데, 우주 거울을 이용해 밤에도 태양광 패널에 직접 햇빛을 쏘아줄 수 있다면 전력 생산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쪽은 또 야간 건설 현장의 안전 확보, 재난·재해 지역의 구조 작업용 조명 지원, 농작물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광고광고내세운 명분은 공익적 가치이지만 실제는 햇빛을 파는 수익사업이다. 노왁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거울 한 개를 이용하는 요금은 시간당 5000달러(연간 1000시간 계약 기준)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과학계와 환경단체 등은 거울이 반사하는 햇빛이 비행기 조종사와 천체 망원경의 시야를 방해하고 동식물의 일주기 리듬을 흐트러버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광고미국천문학회(AAS)는 지난 6월 연방통신위에 보낸 서한에서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천체관측 시설의 기능을 마비시켜 세금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사람의 건강과 농업, 야생동물에게 헤아릴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리자이나대의 사만다 로울러 교수(천문학)는 뉴욕타임스에 “한 나라가 전 세계 사람들의 밤하늘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두렵다”고 말했다.우주거울 시범 위성은 지름 4km 영역의 지구 표면에 햇빛을 비출 수 있다. 리플렉트 오비탈 제공정부는 “미국 우주 리더십 강화에 도움”이러한 논란에도 당국이 승인을 강행한 이유는 미국의 우주 패권 유지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방통신위는 결정문에서 “우주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신기술을 시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리플렉트 오비탈의 시범 위성은 잠재적으로 획기적인 기술의 한 예"라고 밝혔다.당국은 덧붙여 규제 권한의 한계도 지적했다. 위성을 둘러싼 광범위한 우려는 통신위의 관할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통신위는 위성의 주파수 간섭이나 수명 종료 후 폐기 계획 등 통신 규정상의 요건을 충적했는지를 검토하는 기관이지, 우주 활동이 지상의 환경에 미칠 영향을 다룰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뉴욕타임스는 “브렌던 카 통신위 위원장은 우주산업의 강력한 지지자로 이미 스페이스엑스와 아마존의 수천기 인터넷위성 발사를 지지해왔다”고 지적했다.광고1993년 발사된 우주거울 시험 위성 즈나미야.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촬영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100년 된 아이디어…실험은 딱 한 번햇빛을 반사시켜 지구의 밤을 밝힌다는 생각은 언뜻 생소해 보이지만, 사실 100년 전부터 나온 해묵은 아이디어다.우주 거울 개념을 처음 제시한 사람은 1923년 독일의 물리학자 헤르만 오베르트였다. 그는 당시 100~300km 크기의 우주 거울 건설을 제안하면서 도시를 밝히고, 날씨와 기후를 조절하고, 추가 거주 공간을 만드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후 여러 학자와 전문가들이 나름대로 구체적인 구상을 다듬어 내놨지만 실제 우주 거울 실험은 1993년 러시아에서 한 차례 시도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러시아는 시베리아 북극 지역의 낮 시간을 늘리기 위한 실험의 일환으로 24m 크기의 거울을 탑재한 위성 즈나미야를 발사해 햇빛을 반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후속 시험에서 실패가 반복되자 몇년 후 프로젝트를 폐기했다.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