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채희완 민족미학연구소장. 채희완 제공광고‘탈춤·마당극의 대부’로 불리는 채희완(78) 민족미학연구소장에게 “제대로 살아있음은 모두 춤”이다.왜일까. “춤은 일상 동작의 율동화입니다. 노동의 연장이고 노동의 거룩화이죠. 한국 전통춤을 집대성한 한성준(1874~1941) 선생은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춤이고 춤 아닌 것이 없다고 하셨어요. 삶의 궁극을 향해 제대로 살아가는 일이 바로 춤이죠.”그는 부산대 무용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95년 봄날에 부산 지역 새내기 춤꾼들의 무대를 보여주는 춤 제전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이하 춤꾼 한마당)을 열었다. 민족미학연구소에서 위촉한 선정위원들이 각 대학 졸업 작품 발표회를 찾아 1차 선정 뒤 오디션 등을 거쳐 최종 참가팀을 확정했다. 공연은 졸업생 중심의 ‘젊은 춤' 과 기성 신인 춤꾼들의 ‘푸른 춤'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짰다.광고처음엔 부산 지역 무용학과 출신 대상으로 시작했으나 2018년엔 영남 지역으로 대상을 넓혔고 3년 전에는 서울·경기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유가 있다. 춤꾼 한마당을 시작할 때만 해도 부산 지역에 부산대, 동아대, 경성대, 부산여대(현 신라대)에 무용과가 있었으나 지금은 부산대뿐이다.그는 우리 춤의 본거지라 자부해온 부산 지역에서 무용과가 거의 궤멸한 걸 두고 지난 6일 이메일로 이렇게 밝혔다. “춤은 예술의 어머니입니다. 춤의 고등 교육기관 소멸은 우리 춤, 우리 예술의 교육수원지를 말라비틀어지게 하는 처사입니다.”광고광고올해 ‘젊고 푸른 춤꾼 한마당’에 출연한 신동은의 춤. 채희완 소장 제공채 소장은 최근 ‘춤꾼 한마당’에서 30년 넘게 새내기 춤꾼들에게 한 격려사에 춤과 우리 춤에 대해 그간 발표한 글을 더해 ‘우리춤의 생성미학행’(전망)을 펴냈다.“춤꾼 한마당에는 한해 평균 12편의 작품이 올라 지금껏 380편에 이릅니다. 거쳐 간 춤꾼도 400명 가까이 됩니다.”광고그는 이 춤 제전을 “개성이 뚜렷하고 자신의 춤세계를 의욕적으로 구축해나갈 춤 전공 대학 졸업자들에게 등용문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처음 열었다. “어여쁘고 잘난 춤이 아니라 실험적이고도 작가 정신이 투철한 소극장 무대 춤 위주로 새내기 춤꾼을 선정했죠. 이를 통해 대학 춤교육 풍토를 개선하고 춤의 고장인 부산 영남춤의 앞날을 기약하겠다는 뜻도 있었고요.”‘춤꾼 한마당’에서 데뷔한 많은 춤꾼이 한국춤계의 중추로 성장했다.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허경미 허경미무용단 대표, 박상용 부산대 무용학과 교수, 김윤규 댄스씨어터 틱 예술감독 등이 대표적이다.그는 ‘춤꾼 한마당’이 한국춤계에 미친 영향을 묻자 “지역춤이 한국춤의 근간”이라며 답을 이었다. “우리춤의 민족화와 민족춤의 세계화를 위한 중요한 거점이 부산과 영남 지역춤에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킨 게 크다고 봅니다. (한국춤의 근간이) 결코 어여쁘고 잘난 춤에 있지 않고, 아름다운 예술이 먼저가 아니라 아름다운 사회가 먼저라는 점을 은연중 밝힌 것도 의미 있죠.”부산 쪽 무용과 졸업생 위주로 하다 2018년부터 영남과 수도권으로 확대 김종덕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등 한국춤계의 중추적 인물 여럿 배출광고“부산, 한국춤의 본거지 자부심에도 지역 대학 무용과 4곳에서 1곳으로 한국 예술의 교육 수원지가 말라”실제 그는 ‘춤꾼 한마당’이 배출한 새내기 춤꾼들과 함께 1970년대 우리 노래굿의 한 성과인 김민기 작 ‘공장의 불빛’을 40년 만에 재현했고 민족예술대동굿인 ‘민족통일대동장승굿’, ‘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해원상생한마당’ 등을 수십 차례 치러냈다.‘춤꾼 한마당’에서 그를 가장 사로잡은 춤꾼은 누구일까? “밤하늘 별빛을 몸의 떨림으로 추체험하는 허경미의 ‘언젠가 별을 보았다’(1996년), 김수영의 시 ‘폭포’를 직재적으로(그대로) 육화한 임현미의 ‘폭포’(2001), 일상사의 사회학적 미의식을 용변 행태로 패러디한 김옥희의 ‘달콤한 망각’(2005), 젊고 푸른 고뇌를 명석 판연하게 묘파한 김평수의 ‘반성문’(2017), 무리한 근대화 과정에 깔묻히는 젊은 노동의 그늘과 투쟁을 그린 정승환·박소희 공동 안무의 노래굿 ‘공장의 불빛’(2023)입니다.”‘우리춤의 생성미학행’ 표지.그는 대학 1학년인 1968년 단오 무렵에 우리 춤과 처음 만났다. 창경원에서 봉산탈춤을 보고 전율이 일었고 “뭔가 멀리 있으면서 근원적이고 내 몸을 지탱시켜 준 그 무엇이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단다.그는 이번 책에서 ‘춤의 세계사’ 저자 쿠르트 작스의 말을 빌어 “춤은 한 단계 고양된 삶일 뿐”이라고 정의했다. “(춤춘다는 것은) 그저 밋밋하게 사는 삶이 아니라 ‘제대로’, ‘저 나름대로’, 더 나아가서 ‘제멋대로’ 사는 삶이란 뜻이죠. 춤으로 삶이 본래의 자리를 잡는 것이죠.”한국 전통춤의 미학 특성을 두고는 음악과 춤이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고, 겉으론 거의 동작이 없는 듯하면서도 그 속에 미묘한 움직임이 있는 ‘정중동’ 등을 들었다.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배합해 맺고 풀고 어르고 당기는 데도 한국 춤의 묘미가 있단다.“한국춤은 젊은 춤꾼이 노인네의 춤 한 자락에 못 당한다”고도 했다. “손 한 번 들어, 어깨 한 번 움찔하여 춤이 되고 마는 노인네 춤은 삶의 신산고초가 배여 삭히고 삭힌 끝의 노경과 고졸의 풍미를 지니고 있어요.”그가 최고로 꼽는 한국 전통춤은 원효의 무애가무행이다. “원효가 파계 뒤 거리 광대들의 춤과 노래를 배워 호리병을 들고 추는 춤인데요. 속그늘(내면의 그늘)에 깔묻혀 찌들고 쩔은 바닥의 삶 속에 영성적인 것이 있고 거룩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춤과 노래로 보여줍니다. 동학의검결과 한성준의 승무, 봉산탈춤의첫목춤, 밀양 병세이굿(밀양백중놀이), 김희영(1923~72)의동래학춤도 명품춤이죠.”마지막으로 ‘소리는 호남, 춤은 영남’이란 말의 연원에 대해 물었다.“판소리가 출현하고 산조 등 민속악이 성행하고 탈춤이 중흥하기 시작한 17, 18세기에 ‘소리는 호남, 춤은 영남’의 특징이 확연히 보입니다. 배냇소리꾼(타고난 소리꾼)의 육자배기 구성진 가락과 진도, 광주, 전주, 보성의 소리동네 예향이 ‘호남 소리’를 말한다면, 남성적이고 굴곡진 굿거리 가락과 크게몸 들어 지신 밟듯 콱 배기고선 넌출거리는 덧배기 춤가락은 ‘영남 춤’을 잘 보여줍니다. 동래와 진주, 통영, 고성, 밀양의 예향 풍류객들도 그렇고요.”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개성 뚜렷한 새내기 춤꾼 400명에게 등용문 열었죠”
‘탈춤·마당극의 대부’로 불리는 채희완(78) 민족미학연구소장에게 “제대로 살아있음은 모두 춤”이다. 왜일까. “춤은 일상 동작의 율동화입니다. 노동의 연장이고 노동의 거룩화이죠. 한국 전통춤을 집대성한 한성준(1874~1941) 선생은 사람의 일거수일투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