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지난 3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에 등판해 역투하던 고우석. 연합뉴스광고고우석(27)이 처음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것은 2024년 1월이었다. 그때는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데뷔가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그 사이 고우석은 이적과 강등, 방출 수모를 겪으면서 온갖 마음고생을 했다. KBO리그에서 반짝였던 선수가, 미국에서는 그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올해도 출발은 쉽지 않았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시즌 초반에는 팀 방침에 따라 더블A까지 내려갔다. 5월부터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디트로이트는 고우석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심지어 고우석은 일부 선수들이 행사할 수 있는, 특정 시점 옵트 아웃(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권리)도 할 수 없었다. 현실의 높은 벽에 답답하게 가로막혀 있었다.반전은 7월에 일어났다. 고우석은 마이너 계약 당시, ‘상향식 이동 조항’(upward mobility clause)을 넣었다. 원 소속 팀이 선수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넣을 생각이 없다면, 다른 팀들에 공시해서 트레이드로 데려갈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고우석은 이 조항을 행사했고, 디트로이트는 다른 팀들의 문의를 기다렸다. 그리고, 미네소타 트윈스가 고우석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현금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광고‘상향식 이동’에서 짐작할 수 있듯, 미네소타는 고우석을 영입하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해야 했다. 시즌 내내 마이너리그에 있었던 선수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리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 심지어 다른 팀 마이너리그 선수라면 고민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는 미네소타가 그만큼 고우석의 투구를 인상 깊게 봤다는 의미다.미네소타가 고우석을 데려온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미네소타 불펜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빈약하다. 불펜 평균자책점 5.25는 메이저리그 최하위다. 6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6.17로 더 나빠진다. 같은 기간 불펜이 허용한 9이닝 당 볼넷 4.4개, 9이닝 당 피홈런 1.7개도 낙제점이다. 불펜 재정비가 불가피했다.광고광고불확실성도 높았다. 마무리 요엔드리스 고메스(26)를 비롯해 앤드류 모리스(24), 트래비스 애덤스(26), 에릭 오지(28) 등은 풀타임 경력이 짧거나 전무하다. 체력적인 부분과 부상 방지를 위한 이닝 관리가 절실했다.올해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도합 27경기(4세이브 평균 자책점 1.96)에 등판했다. 더블A 8경기, 트리플A 19경기로, 27경기 중 15경기가 아웃 카운트 4개 이상 처리한 멀티 이닝 등판이었다. 최대 3이닝까지 소화한 등판도 있었다. 불펜에 휴식이 필요한 미네소타로서는, 고우석의 이닝 소화력을 눈여겨봤다.광고내용도 빼어났다. 트리플A에서 9이닝 당 탈삼진 10.4개, 피안타율도 0.162에 그쳤다. 특히 미네소타 불펜의 약점이었던 피홈런이 하나도 없었다.올해 미네소타 불펜은 왼손 타자보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더 고전했다.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74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피장타율은 세 번째로 높았던 반면(0.433), 헛스윙률(22.4%)은 두 번째로 낮았다. 하지만 고우석은 트리플A에서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앞세워 우타자 상대 성적 45타수 5안타, 피안타율 0.111를 기록했다. 피장타율은 0.156, 헛스윙률은 33.7%였다. 왼손 타자도 잘 처리했지만, 오른손 타자 상대로 더 자신이 있었다.또한 미네소타 불펜은 커브를 던지는 투수가 극히 드물다. 실전에 쓰는 투수가 오지와 콜 샌즈뿐인데, 샌즈는 팔뚝 부상으로 빠져 있고, 오지는 매우 부진(36경기 평균자책점 5.66)하다. 이러한 와중에 고우석은 올해 커브를 보강하면서 쏠쏠하게 활용했다. 2024~2025년 커브 성적은 22타수 9안타, 피안타율 0.409 피장타율이 0.636에 달했지만, 올해 커브는 24타수 3안타로 피안타율이 0.125였고, 3안타가 모두 단타였다. 커브 헛스윙률 50%도 달라진 위력을 보여준다.고우석은 마이너리그에서 담금질을 마쳤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곧바로 잘 던지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일단 꿈에 그리던 그 순간을 만끽하길 바란다. 어떠한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는, 충분히 그 자격이 있다.이창섭 SPO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pbbl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