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놓인 근조 화환(왼쪽)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배재고 앞에 보낸 화환. 연합뉴스, 이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광고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5·18민주화운동 조롱 사건’ 이후 배재고 앞에 근조 화환과 응원 화환이 쏟아진 것을 두고 가수 하림이 “꽃은 누군가를 때리는 데 쓰는 게 아니”라고 비판했다. 하림은 6일 인스타그램에 ‘꽃으로 하는 고약한 짓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언젠가부터 정치적 공격을 근조 화환으로 하는 기괴한 문화가 생겼다. 죽음을 연상시켜 받는 이의 기분을 망치겠다는 악의적 의도”라며 “화환의 리본(에 적힌 문구)들은 거리에 그대로 노출된 ‘오프라인 댓글’과 같다”고 했다. “길가에 늘어선 화환들에서는 꽃이 주는 기쁨이나 생명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고약한 습성이 만들어낸 ‘꽃 낭비’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림은 “며칠 사이 배재고등학교에 이러한 화환들이 늘어서 있다고 한다. 누가 아이들의 학교 앞에까지 근조 화환을 보내는가”라며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순수한 애도의 자리에 쓰이던 ‘근조’라는 엄숙한 단어가, 어떻게 오늘날 살아있는 이를 조롱하는 단어로 타락했는가”라고 비판했다. 광고 하림은 “정치적 이슈에 편승하려는 응원의 화환도 마찬가지”라며 “꽃은 누군가를 때리는 데 쓰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수 하림이 2018년 1월13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림은 “누가 무슨 잘못을 했든 간에, 그 혐오의 잔재 사이를 뚫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겠는가. 다 무섭고 다 싫고 다 밉지 않을까”라며 “세상은 원래 이렇게 서로를 미워하는 곳이라고 아이들이 무의식중에 학습하게 될까 두렵다”고 했다.광고광고 그러면서 “거리에 가득 찬 조화는 결국 우리 사회의 감정이 그만큼 메말라가고 있다는 서글픈 증거”라며 “타인을 해치기 위해 무기화된 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니다. 우리마저 이 혐오의 방식에 익숙해지기 전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최소한의 품격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달 29일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경기 도중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은 상대인 광주제일고 학생들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내용의 응원가를 불러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광고 논란은 정치적 진영 대결로 번졌고 배재고 앞에는 이번 사건을 비판하는 근조 화환과 이에 대한 ‘맞불’ 화환이 쇄도했다. 강동구청이 학생 안전 등을 고려해 여러 차례 화환을 철거하는 가운데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배재고 학생들과 함께 합니다”, “스타벅스가 5·18과 무슨 관계가 있나”라는 글귀가 쓰인 응원 화환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매우 부적절하며, 최소한의 역사의식마저 의심케 하는 처사”(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회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부채질하는 저급한 정치”(대구참여연대)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