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영화 ‘하나 코리아’. 트리플픽쳐스 제공 광고8일 개봉하는 ‘하나 코리아’는 탈북 여성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는 시간을 담은 극영화다. 북한을 떠나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주인공 혜선(김민하)이 겪어야 했던 일들을 말줄임표 안에 넣고, 남한사회에서 혜선이 견뎌내야 하는 따가운 시선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나누는 위로를 담담하게 그린다. 예민한 주제인 탈북자 문제를 정치적 필터 없이 그려낼 수 있었던 데는 외부자의 시선을 가진 감독이라 가능했던 이유도 있다. 덴마크 감독 프레드릭 쇨베르가 연출했고, 한국·덴마크 공동제작으로 완성했다. 2018년 디엠제트(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던 쇨베르 감독은 당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들이 분단 현실을 얘기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건 하나의 한국”이라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쇨베르 감독은 “당시의 깊은 인상과 얼마 뒤 탈북자들이 남한에 오면 들어가는 하나원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생긴 궁금증이 ‘영화가 될 수 있겠다’는 믿음으로 구체화됐다”고 말했다.영화 ‘하나 코리아’. 트리플픽쳐스 제공 하지만 북유럽 예술가가 탈북민을 만나 얘기를 듣고, 탈북자가 살아가는 남한사회를 제대로 취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덴마크 제작사 손탁픽쳐스는 2017년부터 국제 공동제작을 해온 한국의 시소픽쳐스에 협업을 제안했다. 덴마크 쪽은 연출과 개발 자금, 유럽 네트워크를, 한국 쪽은 취재와 촬영, 캐스팅, 한국 영화산업과의 연결을 담당했다. ‘하나 코리아’는 최근 한국 영화산업의 가장 큰 화두인 국제 공동제작의 모범 사례로 꼽을 만하다.광고 오희정 시소픽쳐스 대표는 처음 제안받았을 때 너무 어려운 소재라 망설였다고 한다. 오 대표가 섭외한 최성재 작가는 영화가 완성되는 데 있어 가장 든든한 다리 역할을 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진출 당시 뛰어난 번역으로 할리우드도 주목했던 그(샤론 최)다. “오랜 외국 생활로 내 나라 아닌 곳에 사는 이질감이 무엇인지 알면서, 동시에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본능적 이해가 있다”고 오 대표는 섭외 이유를 설명했다. 최 작가가 합류한 데는 국제 공동제작이라는 이유가 컸다. 최 작가는 “공동 창작이라 할 만큼 감독님과 지지고 볶으면서 많은 토론을 했고, 영어 버전 시나리오 작업과 마지막 탈고를 함께했다”며 “감독님이 가진 외부인의 시선과 내가 가진 내부인의 시선을 함께 녹여 주인공의 정서적 여정이 가진 복잡한 층위를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광고광고 경계심 강한 탈북자들은 때로 남한 스태프보다 같은 이방인 처지인 벽안의 감독 앞에서 더 솔직해졌다고 한다. 30여명의 탈북자 인터뷰 가운데 영화의 엔딩크레디트에도 나오는, 꾸밈없이 자신을 털어놓으며 믿음을 쌓은 ‘효린’과의 만남은 시나리오 완성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여기에 애플티브이 ‘파친코’의 김민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디즈니플러스 ‘카지노’의 김주령,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안서현 등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들이 참여했다.영화 ‘하나 코리아’를 연출한 덴마크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왼쪽)과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한 최성재 작가. 트리플픽쳐스 제공 시소픽쳐스가 제작해 오는 22일 개봉하는 ‘지느러미’도 한국·독일·카타르 공동제작으로 완성됐다. ‘다섯번째 흉추’를 만든 박세영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슬픔의 삼각형’의 제작자 필립 보베르가 공동제작자로 나섰다. 카타르에선 아시아 국가 영화 후반 작업을 지원하는 펀드에 선정됐다. ‘하나 코리아’ 역시 덴마크영화연구소의 기획개발 지원, 덴마크 국영방송국의 투자 등을 받았다. 공동제작은 이처럼 여러 곳에서 제작비를 조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나라에서 자국 영화로 대접받으며 개봉 등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놓인다. ‘하나 코리아’는 8월 덴마크 개봉이 확정됐다. 로카르노영화제에 초청된 ‘지느러미’는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먼저 개봉하며, 북미·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30여개국의 개봉이 이미 정해졌다.광고 오 대표는 “공동제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참여국 관객들에게 모두 가닿을 수 있는 세계관을 함께 완성해내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길고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고, 균형과 합의점을 찾는 게 까다롭기도 하다. 그럼에도 새로운 제작 모델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