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구글 선호 매체 등록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광고정영훈 | 변호사·헌법학 박사 최근 정부와 여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둘러싸고 논의가 뜨겁다. 몇가지 쟁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첫째, 용어부터 정확히 해야 한다. 폐지해야 할 것은 보완수사 자체가 아니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다. 보완수사는 필요한 경우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절차다. 다만 검사가 직접 피의자와 참고인을 조사하고 증거 수집을 주도하는 수사기관의 역할에서는 물러나야 한다. 검사는 공소관으로서 수사의 미비점을 구체적으로 서면을 통해 지적하고, 경찰은 그 요구에 따라 필요한 보완수사를 수행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광고둘째, 경찰 통제를 위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검사는 이미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수사가 미비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불송치 사건에 대해서도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여기에 보완수사 요구의 방식과 기한, 이행 관리 절차, 피해자의 이의 제기권, 법원의 통제 장치를 결합한다면 경찰 수사를 통제할 제도적 수단을 충분히 설계할 수 있다.오히려 문제는 검찰이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기관의 지위와 직접 수사하는 기관의 지위를 함께 가질 때 발생한다. 검찰 조직과 관련된 부패·비위 사건에서 검찰이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막거나 지연시켜 수사가 어려워졌던 사례를 우리는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통제자가 동시에 직접 수사자가 되면 검찰 조직에 대한 통제는 오히려 무력화될 수 있다. 시민 주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수사기관 상피 제도’를 두려는 것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광고광고셋째, 피해자 보호가 곧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존치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성폭력 사건 등에서 부실 수사, 부당한 불송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해법이 반드시 검사가 직접 피의자와 참고인을 조사하고 증거 수집을 주도하는 방식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과거 검찰이 언제나 피해자 보호의 보루였는가. 그렇지 않다.광고1964년 성폭행을 시도한 노아무개씨의 혀를 깨물어 절단케 한 최말자씨는 경찰 단계에서는 정당방위 주장이 받아들여졌으나 검찰 단계에서 노씨의 강간미수 혐의는 불기소되었고, 오히려 최씨가 구속되었다. 중상해죄로 처벌받은 그는 61년 만인 지난해 9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2013년 ‘별장 성 접대 의혹’ 혐의를 받던 김학의 당시 법무부 차관에게 경찰은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두차례 무혐의 처분을 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은 보호받기보다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았다.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사건에서도 진범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자백이 나왔지만 전주지검은 이를 믿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체포 당시 10대였던 3인조는 징역 3~6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2016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이 사례들은 검찰이 피해자 보호와 진실 발견의 유일한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피해자 보호의 핵심은 어느 기관을 믿을 것인가가 아니다. 어느 기관도 자의적으로 사건을 종결하거나 외면하지 못하도록 절차를 설계하는 데 있다. 피해자의 이의 제기권, 피해자 대리인의 절차 참여권, 수사 진행 상황과 처분 이유에 대한 설명 요구권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마지막으로, 시민 주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단순히 어느 한 기관의 권한을 다른 기관으로 옮기자는 안이 아니다. 보완수사 요구권의 절차화, 수사기관 상피 제도, 피해자 권리 보장, 영장 단계의 법원 통제, 시민 참여형 기소 통제 제도를 함께 작동시키려는 절차 재설계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도 수사권이다. 따라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취지에 비추어 검찰에 남겨서는 안 된다. 검찰권 남용에 대한 조직적 성찰과 실질적 통제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에 수사권을 남기자는 주장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검찰을 다시 수사기관으로 세우는 일이 아니라, 수사·영장·기소 전 과정을 적법 절차와 권력 분립의 원칙 아래 시민의 기본권을 중심에 두고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폐지할 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다 [왜냐면]
정영훈 | 변호사·헌법학 박사 최근 정부와 여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둘러싸고 논의가 뜨겁다. 몇가지 쟁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용어부터 정확히 해야 한다. 폐지해야 할 것은 보완수사 자체가 아니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