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한겨레 자료사진광고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을 ‘범죄자’, ‘코인중독’ 표현으로 비판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장 전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위법성 조각은 외형상 불법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배상 책임이나 처벌을 면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형사 사건의 명예훼손죄의 경우 형법 제310조에서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개념이 이번 민사 손해배상 사건에도 준용된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김 의원이 장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제기한 5천만원 규모의 위자료 소송에서 “장 전 최고위원이 김 의원에게 1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깨고 25일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장 전 최고위원은 2023년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의원이 코인 상장 정보를 미리 알고 불법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 제기 이후 장 전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의 코인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런 인물을 최측근으로 두고 코인 시세 조작에 가담한 이재명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범죄자에게 언제까지 세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코인업체 관계자들마저도, 김 의원이 상장 내부정보를 알았을 것으로 유추되고 자금세탁 가능성이 보이는 거래 양태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김 의원은 민주당 윤리감찰단의 조사를 받다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고, 현재는 복당한 상태다.광고김 의원은 같은해 9월 장 전 최고위원의 발언이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5천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김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위자료 3천만원을 인용했고, 항소심 재판부도 ‘장 전 최고위원의 발언이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위자료는 1천만원으로 줄였다.그러나 대법원은 ‘국회의원 등의 정치적 주장은 수사적인 과장 표현으로 용인될 수 있다. 국민들도 대부분 이를 정치 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믿거나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명예훼손과 관련해 정당의 정치적 주장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해당 발언이)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 없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가볍게 그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광고광고대법원은 김 의원이 문제 삼은 장 전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이를 접한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 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김 의원이 장 전 최고위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서도 ‘무혐의’ 처분이 나온 점도 언급하며 “피고(장 전 최고위원)의 이 사건 글 및 발언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법원은 “원고(김 의원)는 의혹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있었음에도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민주당에서 탈당한 후 상당 기간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의혹이 증폭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대법원은 “정당의 정치적 주장 및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에 대해서는 표현행위가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