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3일 6.3 지방선거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김영원 기자광고권태호 편집인 2008년 이명박 청와대를 출입할 때였다. 새 정부 출범 직후인 4월9일 총선이 치러졌다. 청와대 출입기자는 정작 선거 때는 오히려 한가하다. 그때는 더욱 그러했다.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사상 최대 표차로 승리한데다 정부 출범 한달여 만에 치르는 선거, 일찌감치 승부는 결정 났다.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반발과 ‘친박연대’ 수립 등 극심한 공천 파동을 겪었으나, 한나라당은 무난히 과반(153석, 51.2%)을 차지했다. 자유선진당(18석), 친박연대(14석), 김무성·유기준 등 ‘친박 무소속 연대’(12석) 및 보수 성향 무소속(5석)까지 합하면 보수 범여권 의석은 202석(67.6%)이었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보수 진영의 사상 최대 승리였다. 통합민주당은 민주당계 무소속(9석)을 합쳐도 90석에 불과했다. 손학규·정동영·김근태·한명숙 등 대선주자급 후보들이 다 떨어졌고, 이인영·임종석 등 차세대 주자들까지 낙선했다. “대전은요?”로 잘 알려진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까지 모두 민주당은 줄줄이 기록적 대패를 거듭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텔레비전에 나와 환히 웃으며 “지는 법을 모르겠다”, “이기는 정당”이라며 득의양양했다. 언론에선 “한나라당이 선거는 잘한다”는 분석이 쏟아졌고, 논평가들은 앞으로 실용과 중도를 탑재한 보수정당이 계속 정권을 유지하며 보수정당 안에서의 손바뀜만 일어나는 ‘일본 자민당’처럼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그때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민주당 천하’가 될 것을 예측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러나 ‘박근혜 탄핵’ 이후 구도는 완전히 바뀌어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 이르기까지 이번에는 거꾸로 민주당이 기록적 연전연승이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이 나올 때도, 다들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 주류가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광고그러나 승자독식 투표제의 착시효과가 있음을 이제야 돌아보게 된다. ‘박근혜 탄핵’ 직후인 2017년 선거에서 문재인+심상정 등 범진보 진영 득표율은 47.25%로, 범보수 또는 중도 포함(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득표율(52.2%)보다 오히려 뒤졌다. 2022년 대선에선 범진보(이재명+심상정 등) 50.38%, 범보수(윤석열 등) 49.52%, 2025년 대선에선 범진보(이재명+권영국) 50.40%, 범보수(김문수+이준석) 49.49%였다. ‘국정농단’과 ‘내란’에도 불구하고, 대선은 늘 팽팽했다.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지방선거는 광역의원 비례)을 봐도 2022년 지방선거 범진보 47.6%, 범보수 52.4%, 2024년 총선 범민주(조국혁신당 포함) 50.94%, 범보수(개혁신당 포함) 40.28%, 2026년 지방선거 범진보 53.34%, 범보수 46.26%였다. 국민의힘이 압승한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정당 득표율 차이는 채 5%포인트가 안 됐고,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을 포함해 의석수 기준 73% 격차를 나타낸 2024년 총선에서도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로만 보면 범민주 진영이 겨우 10%포인트 남짓 더 얻었을 뿐이다.광고광고역대 대선을 돌이켜보면, 선거 이전부터 한쪽 진영의 대승이 예상되는 선거와 어느 쪽이 이길지 알 수 없는 박빙 선거가 교차적으로 반복됐다. 이명박-박근혜, 문재인-윤석열, 그리고 이재명-? 대선이다. 우연이 아니다. 대승을 하면,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진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지지층은 실망하고, 반대 진영은 결집한다. 정치에서 지지세란 코스피처럼 높을수록 예민하고, 위험하다. 지금 범진보 진영이 ‘명-청 대전’에 온 힘을 쏟아도 될 만큼 여유로운가.돌이켜보면, ‘만년 보수 시대’가 될 것 같던 2008년 총선 직후, ‘광우병 사태’와 ‘친박-친이 내부 갈등’이 겹치면서 이명박 정부는 금세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명박 정부 내내 이를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초기의 ‘중도 실용’에서 ‘보수 일변도’로 나아갔다. 시대 흐름과 역행한 것이다. 정치적 위기에 처하면, 지지층에 집착하게 된다. 비록 정권 재창출엔 간신히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를 성공한 정부라 하지 않는다.광고지난 22일 한겨레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개최한 ‘6·3 지방선거 평가 긴급 심포지엄’에서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선관위 사태로 다시금 ‘윤 어게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계엄을 예찬하는 대중행동이 벌어지는 상황”을 우려하며, “여야 모두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자극하는 행동을 멈출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환희의 시간도, 절망의 시간도 길지 않다.”ho@hani.co.kr
환희의 시간도 절망의 시간도 길지 않다 [권태호 칼럼]
권태호 편집인 2008년 이명박 청와대를 출입할 때였다. 새 정부 출범 직후인 4월9일 총선이 치러졌다. 청와대 출입기자는 정작 선거 때는 오히려 한가하다. 그때는 더욱 그러했다.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사상 최대 표차로 승리한데다 정부 출범 한달여 만에 치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