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독일 수학자 게르트 팔팅스가 지난 5월26일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26년 아벨상을 수상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광고김민형 | 영국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 몇 주 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아벨상 시상식에 참여해서 올해의 수상자 게르트 팔팅스 교수의 업적을 기리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화가 뭉흐의 벽화로 둘러 싸인 오슬로 대학 기념관에서의 시상식(노벨 평화상 시상식 때도 사용된다), 바다가 내다 보이는 아커슈스 성의 만찬, 기념 강연을 따른 노르웨이 학술원의 향연 등 축제 분위기가 3일간 이어졌다.2003년에 시작된 아벨상은 40살 미만의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필즈상과 함께 어느새 수학의 노벨상으로 굳게 자리 잡았다. 순식간에 명성을 얻은 셈이다. 그래서 시상식에 모인 몇 사람 사이에 그 이유를 의논할 기회가 있었다. 예를 들자면 올해 선정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분이 다소 재미있는 이유를 제시했다. 노르웨이가 스웨덴과 가깝고 아벨이라는 이름이 노벨과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벨은 1802년에 태어나서 1829년에 결핵으로 요절한 노르웨이의 수학자이다. 짧은 인생 동안 기하학과 함수론 등에서 후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 업적을 여러 개 남겼고 특히 5차 이상 방정식이 근의 공식을 가질 수 없다는 놀라운 정리를 증명했다. 그의 이름을 상에 붙인 것은 그 때문이겠지만 일반인이 듣기에 노벨과 비슷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노르웨이는 스웨덴 말고 유일하게 이미 노벨상 하나를 수여하는 국가이기도 해서 노벨상과 아벨상이 사이에 연결점이 많기는 하다.광고노벨상은 어떻게 해서 그 정도로 유명해졌는가도 당연한 질문이다. 특히 상이 처음 주어질 당시에 스웨덴은 과학의 중심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여 기관의 지위에 의존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당시 과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상은 영국 왕립 과학회의 코플리상이었을 것이다. 상 자체가 1731년에 설립된 전통을 가지고 있었고 왕립과학회의 지위가 높았을 뿐 아니라 진화론을 창시한 다윈, 주기율표를 제안한 멘델레예프, 전자기장을 발견한 페러대이 등, 굉장한 학자들의 수상을 통해서 유럽 학회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노벨상이 결국 코플리 상을 추월하게 된 경위는 복잡하겠지만 당연히 상금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노벨상이 처음 수여된 1901년에 영국돈으로 6500 파운드 이상이 상금으로 주어진 반면(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지금 돈으로 약 백만 달러) 코플리 상금은 겨우 50파운드였다. 그 말고도 상의 지위를 높이는 다양한 노력의 역사가 낸시 크로퍼드의 1985년 책 ‘노벨 기관의 시초: 과학상 1901~1915’의 연구 대상이다. 크로퍼드의 1998년 논문에 의하면 (상을 받지 못한) 후보자나 추천인의 정보를 극비로 유지함으로써 논란을 줄이고 상의 신비감을 증진시킨 원리도 노벨상의 지위 부상에 기여했다.그러나 이번 축제에 참여하면서 아벨상의 경우 이 질문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을 얻은 듯 하다. 우선 지금까지의 수상자들을 보면 대체로 수학자이면 누구나 알아보는 인물들이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필즈상 보다도 더 수상자를 선정하기 쉬운 면이 있다. 필즈상은 항상 젊은 수학자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비슷한 분야의 전문가에게만 알려진 수상자가 나오기 쉽고 따라서 선정위원회에서도 분야로 갈라진 논란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일생 동안 업적이 많은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아벨상은 후보자가 모두 이미 명망 높는 사람들이다.광고광고그런데 그보다 더 두드러진 점은 노르웨인에게 유리한 결정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노르웨이 사람이 아벨상을 받은 일이 없다. 현재 노벨상 외에 유명한 상 몇 개 중 교토상 같으면 수상자 중 20% 이상이 일본계이고 울프상의 경우 수상자의 35% 정도가 유태인이라는 사실이 눈에 띈다.(다양한 의미에서 뛰어난 학자들의 국제적인 분포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 자체로만 편파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심지어 노벨상도 문학, 과학상 수상자 중 약 4퍼센트 정도가 스웨덴인이다.아벨상 선정위원장에게 물어본 즉, 아벨상은 철저하게 국제 수학계의 의견을 반영하는 원칙을 유지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이런 반영이 쉬운 일은 아니다. 추천인이나 선정위원이 누구인가의 영향은 항상 강하고 당연히 유행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 자체는 보편성과 학문적 탁월성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영국 밖에서는 거의 모르는 상태로 전락한 코플리상은 수상자의 반 이상이 영국이다.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