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지난 5월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지도부 집무실 겸 관저인 중난하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광고 지난 2월말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중국 베이징 셔우두 국제공항에는 평균 매주 한 차례씩 레드카펫이 깔렸다. 중국이 맞이한 20여개국 정상의 면면은 화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유럽과 북미 대륙 주요국의 지도자들이 연이어 발걸음을 했다. 과거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 정상들을 주로 맞이했던 베이징의 외교적 위상과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미국이 이란 전쟁에 발목이 잡혀 중동에서 허둥대는 사이, 중국은 외교적 존재감을 과시하며 전략적 공간을 넓혔다.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은 더 큰 혼란을 낳는다”는 중국의 원론적인 외교 노선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도리어 현실적인 전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소장은 지난 8일 ‘이란 전쟁이 중국의 글로벌 야망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기고문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이 방황하는 동안 꾸준히 힘과 영향력을 축적했다”며 “미국이 이란 문제를 처리하느라 국력을 소진하고 국내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킬수록, 중국은 세계 무대의 중심에 더 빨리 도달하게 된다”고 짚었다.광고 전쟁 국면에서 중국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책임 있는 대국’ 이미지의 전파였다. 중국은 ‘안정·중재·비개입’ 원칙을 앞세워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하고 미국의 무력 사용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피했다. 외교 전문매체 디플로맷은 “중국의 힘은 다른 나라들의 손익 계산, 협상, 위기 관리 과정에서 자신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필수적 존재’로 만드는 데서 나온다”며 “이는 중국에 상당한 성취”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전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등한 중재자’로 어깨를 나란히 한 점도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서 “완전히 중립적”이었으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해온 미국 대통령이 위기 국면에서 중국의 협조를 공식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전쟁을 일으키고, 중국은 중재한다’는 프레임을 미국 스스로 인정한 모양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15일 베이징을 방문해 평소와 달리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저자세’ 외교 논란을 빚기도 했다. 광고광고지난달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오른쪽)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만났다. AP 연합뉴스 나아가 중국은 그동안 주창해 온 ‘다극화 체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계기로 삼았다.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를 희생시키지 않는 균형 전략을 구사했다. 미국의 안보 우산 속에서도 이란 공격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걸프 국가들은 중국의 우호적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란에 과도하게 밀착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중동 전체의 협력자라는 이미지를 유지했다. 중국이 지난 17일 기존의 ‘중심-주변’ 일방주의 구조를 탈피한 ‘더 공정하고 평등한 글로벌 거버넌스’ 백서를 발표한 것도, 자신들이 중동을 비롯한 국제 질서의 필수 불가결한 중재자임을 대외에 부각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전쟁이 중국에 호재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물류에 타격을 줬고, 미국의 대이란 제재망이 중국 기업으로 확대될 위험도 커졌다. 국제 정세에서 존재감과 체급을 키웠다는 평가에도 반박이 뒤따른다. 디플로맷은 중국이 국제 정치의 중심에 선 것으로 포장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나라들이 중국이 제시하는 새로운 질서를 따르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중국은 가장 중요한 교차로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광고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이란에 발묶인 미국, 베이징엔 레드카펫이 깔렸다
지난 2월말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중국 베이징 셔우두 국제공항에는 평균 매주 한 차례씩 레드카펫이 깔렸다. 중국이 맞이한 20여개국 정상의 면면은 화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