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theaudio element.0:00일본 역사 연구자 나가사와 시게루가 지난 19일 도쿄 자택에서 부서질 듯 낡은 ‘쇼와 17년(1942년) 수신 문서철’에서 조세이 탄광 수몰사건 당시 조선인 관련 자료를 찾고 있다. 광고“(조세이 탄광) 사고 관련 생사 의뢰의 건. 조선 김태준.” 일본 역사 연구가 나가사와 시게루(75)는 지난 19일 도쿄 자택에서 부서질 듯 낡은 84년전 ‘쇼와 17년(1942년) 수신 문서철(来信簿)’을 조심스럽게 넘겼다. 그해 2월3일,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 해저탄광 수몰사고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과 일본인 180여명이 숨졌다. 이 문서철에는 고국의 유족들이 가족의 생사라도 알려고 탄광 쪽에 보낸 편지 목록이 남아 있다. 나가사와는 “당시 문서에서 급보를 접한 조선인 가족들이 ‘문의 편지’를 보낸 목록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편지 원문은 남아 있지 않지만 가족의 생사를 걱정하는 절절한 마음이 전해져 가슴을 울린다”고 말했다. 이날 나가사와가 공개한 조세이탄광 조선인 노동자 관련 자료 40여책에는 참사 당시 탄광 쪽이 펌프로 배수를 시도하는 긴급한 움직임과 열흘여 뒤 열린 합동 장례식, 조선인 희생자 출신지에서 보낸 문서, 일본 내 감독 관청의 지시 사항 등이 담겨 있었다. 또 조선인들이 14∼15회에 걸쳐 탄광에 동원되는 과정에 일본인 관리자들과 대규모 난투극이 벌어지는가 하면, 가혹한 폭행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달아나 업체 쪽이 대책 마련에 나선 내용 등도 담겼다. 광고 조세이 탄광 참사는 1942년 해저 탄광 내부로 바닷물이 들어와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숨진 대규모 수몰 사고다. 일본시민단체 ‘조세이 탄광의 물비상(수몰 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 모임)이 수십년 노력 끝에 80여년 간 땅밑에 묻혔던 갱도 입구를 찾아냈다. 당초 일본 정부가 참사 진실 규명과 유해 반환 움직임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조선인 희생자 등의 디엔에이(DNA)’ 감정에 협조를 약속해 한·일 정부 차원에서도 주목하는 사안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 해저탄광에 동원됐던 한 조선인의 채탄 작업 기록. 광고광고 조세이탄광 수몰 사고는 애초 현지 향토사학자들을 중심으로 ‘탄광 수몰사태: 쇼와 17년 조세이탄광 재해에 관한 노트’(야마구치 다케노부, 우베 지방사 연구, 1976년)와 구술기록 ‘바다가 터졌다! 야마구치현 조세이 탄광 조난의 기록’(가지무라 히데키, 재일조선인운동사연구, 1982년) 등 일부 연구 자료들이 남았다. 하지만 식민지 조선에서 끌려와 해저탄광에서 참혹한 죽음을 맞은 조선인들의 실상을 보여줄 자료는 매우 부족했다. 나가사와는 그동안 연구·수집을 통해 축적한 방대한 자료들을 책으로 엮은 ‘조세이탄광 조선인 관계 자료집’을 다음달 일본에서 출간할 예정이다. 조선인들의 가혹한 노동 환경을 짐작할 수 있는 탄광 운영 일지와 위험 천만한 탄광 운영 실태, 부실하기 짝이 없는 조선인 급여 체계 등 일반에 거의 공개된 적이 없는 문서 자료들이 수록된다. 나가사와는 “방대한 원본 자료에서 조선인 부분만 선별해 책을 엮었다”며 “주로 대참사를 일으킨 당사자(탄광 사업주) 쪽 내부 자료로 대부분 연구자들조차 보지 못한 문서군”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나가사와는 ‘재일조선인 운동사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해온 역사학자로 ‘석탄 통제회 극비문서·전시하 조선인, 중국인, 연합군 포로 강제연행 자료집’, ‘전후 초기 재일조선인 인구조사 자료집’ 등을 펴냈다. 청년 시절, 재일조선인 사학자 박경식(1922∼1998) 씨가 쓴 강제동원 관련 책을 본 뒤 충격을 받고 “이게 진짜냐”는 당혹감과 놀라움 속에 한·일 과거사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태평양 전쟁 뒤 소련 사할린에 남겨진 한인 문제 해결에 평생을 바친 재일동포 이희팔(1923∼2020) 선생의 구술과 관련 자료를 담은 책 ‘유언’을 썼고, 한국에서 번역본으로 출간했다. 이번 자료집을 계기로 희생자 수와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조세이탄광 참사의 진상 규명 필요성이 제기될 여지도 있다. 희생자 183명 전원이 해저 탄광에 수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유해 수습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남아있다. 사고 관련 문서에는 ‘○○○○ 사체에 관한 건’, ‘매장 비용 지급 결정 통지, 박○돌 외 20명’ 처럼 유해 수습을 짐작케하는 내용들이 포함됐다. 또 사고 직전 며칠간 무리한 갱내 채굴 작업이 이뤄졌다는 기록 등 수몰 사고의 원인을 추정해볼 만한 대목들도 있다.일본 역사 연구자 나가사와 시게루가 지난 19일 도쿄 자택에서 조세이 탄광 수몰사건 당시 조선인 관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도쿄/글·사진 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일본 사학자, ‘한·일 정상’ 주목한 조세이참사 ‘조선인 자료집’ 낸다
“(조세이 탄광) 사고 관련 생사 의뢰의 건. 조선 김태준.” 일본 역사 연구가 나가사와 시게루(75)는 지난 19일 도쿄 자택에서 부서질 듯 낡은 84년전 ‘쇼와 17년(1942년) 수신 문서철(来信簿)’을 조심스럽게 넘겼다. 그해 2월3일,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







